공자와 선문답하고 있노라니 휴대폰 벨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연말이 되니 여기저기서 권주가를 외쳐대는 모양새를 보고 기어코 한 말씀 하십니다. “唯酒無量 不及亂(유주무량 불급난)이려니, 술은 일정한 분량을 정해 두지 않고, 기분이 좋은 정도에서 그쳐야 하느니라.” 술이 있어서 마실 수 있는 양은 제각기 다를 [...]
恭者不侮人 儉者不奪人 侮奪人之君 惟恐不順焉 惡得爲恭儉 공손한 사람은 남을 업신여기지 아니하고 검소한 사람은 남의 것을 빼앗지 않는 것이다 남을 모욕하거나 남의 것을 빼앗는 지도자는 오직 자신에게 순종하지 않음에 분노하니 이것이 어찌 진정한 공손과 검소함이리오. 맹자는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중에 공손하고 [...]
하루는 공자에게 제자 자공이 묻습니다. “가난하되 아첨함이 없으며, 넉넉하되 교만함이 없으면 어떻습니까 (貧而無諂 富而無驕 何如)” 공자는 이렇게 답합니다. “괜찮다만 부자이면서 교만함이 없는 것은 넉넉하면서 예를 좋아하는 것보다는 못한 것이다 (可也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 부자였던 자공이 자신이 부이무교(富而無驕)하다고 슬쩍 자랑하자, 그보다는 부이호례(富而好禮)를 [...]
눈 내리는 아침을 맞으니 ‘설니홍조((雪泥鴻爪)’라는 소동파(蘇東坡)의 시가 떠오릅니다. 人生到處知何似 應似飛鴻踏雪泥 泥上偶然留指爪 鴻飛那復計東西 정처없는 우리 인생 무엇과 흡사하더냐 기러기 눈밭 위에 잠시 앉았다 가는 것과 같으니 어쩌다 발자국을 남긴다 할 지라도 기러기 날아간 뒤 그 행방을 어찌 알겠느뇨. 인생의 허망함과 덧없음을 [...]
이제 마지막 한 장밖에 남지 않은 달력을 보며 세월이 참 빠르게 느껴집니다. 후한서後漢書 최사전崔駟傳에 ‘고수미음高樹靡陰, 독목불림獨木不林’ 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키만 큰 나무에는 그늘이 없고, 한 그루의 나무로는 숲을 이루지 못한다”는 뜻인데, ‘독목불림’은 여럿이 합쳐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
存乎人者 莫良於眸子 眸子不能掩其惡 胸中正則眸子瞭焉 胸中不正則眸子眊焉 聽其言也 觀其眸子 人焉廋哉 사람을 살피는데 눈동자보다 더 좋은 게 없노니 눈동자는 그 사람의 악한 마음을 숨길 수 없음이라 마음이 바르면 눈동자가 또렷하고 마음이 바르지 못하면 눈동자가 어둡고 흐릴지니, 그 사람의 말을 잘 듣고, 그 눈동자를 [...]
淵深而魚生之 山深而獸往之 人富而仁義附 연못이 깊으면 물고기가 생기고 산중이 깊으면 짐승이 모여들며 사람이 부자가 되면 인의를 이룰지니...! 사마천은 史記 화식열전(貨殖列傳)에서 돈을 버는 일은 아름다운 일이며 인간을 자유롭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큰 부자를 소봉(素封)이라 칭하는데, 아무런 지위는 없지만 제후에 버금가는 [...]
중국 전국시대 합종의 전문가 소진(蘇秦)은 진나라의 동방진출을 저지코자 여섯 나라의 임금과 신하들을 설득해 6개국 공동연합의 재상이 되었습니다. 고향 낙양으로 당당하게 금의환향한 그에게 지난 무명 시절 천대와 괄시를 했던 친척들이 극진히 떠받들고 칭송합니다. 성공과 실패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태도 변화에 소진은 [...]
危邦不入 위방불입 亂邦不居 란방불거 天下有道則見 천하유도칙현 無道則隱 무도칙은 위태로운 판에는 함부로 끼지 말고 혼란한 상황에서는 서둘러 빠져 나와라 천하에 도가 있으면 나아가 능력을 발휘하고 도가 없으면 쉬 물러나 수신에 힘써야 하노니...! 사람은 나서야 할 때인지 뒤로 물러서야 할 때인지 정확히 [...]
學者牽於所聞 見秦在帝位日淺 不察其終始 因擧而笑之 不敢道 此與以耳食無異 학자가 자신이 들은 것에 얽매어 진시황 재위기간의 일천함만 보고 그 전체를 보지 못하여 그저 모든 것에 대하여 조소할 뿐 감히 그 진실을 말하지 못하니 이는 귀로 음식을 먹는 것에 다름 아닐지니... 사마천(司馬遷)은 사기(史記)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