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가는 것도 오는 것도 아니며 시간속에 사는 우리가 가고 오고 변하는 것일 뿐입니다. 세월이 덧없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덧없는 것입니다. 해가 바뀌면 어린 사람은 한살 더 해지지만 나이든 사람은 한 살 줄어듭니다. [...]
어쩌다 술자리에 먼저 가 앉아있자니 옆자리 사람들 얘기가 들립니다. 남의 말에 진정으로 귀 기울이기보다는 내가 할 말을 생각하느라 건성으로 듣는 게 보입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듣지 못하면 건성으로 하나 마나한 대답을 하고 말지요. 상대가 어떤 처지에 있는지, 무슨 감정으로 [...]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로키산맥에는 해발 3,000미터 높이에 수목 한계선 지대가 있습니다. 이 지대의 나무들은 위로 곧게 자라지 못하고, 마치 사람이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한 채로 살아간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매서운 바람에 눈보라가 얼마나 심한지, 꼿꼿이 서 있다가는 눈과 바람의 [...]
할리우드 코미디영화의 전설인 찰리 채플린이 여행하던 중 '찰리 채플린 닮은꼴 대회'가 열린 것을 보았습니다. 장난기가 발동한 그는 자신이 본인이라는 것을 숨기고 몰래 참가했는데, 결과는 3위 입상에 그쳤답니다.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을 쓴 프랑스 사상가 장 보드리야르는 우리 삶이 진짜 아닌 가짜, 진짜보다 [...]
무슨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심하게 망설이는 이들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자신이 그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완벽한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여기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런 순간이 오기만을 기다리는데, 유감스럽게도 그런 날을 영원히 오지 않는답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있을 수 없듯이 완벽한 [...]
어딜 가나 '새해 복 많이 받아라'는 인사입니다. 어디서 어떻게 받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복의 가짓수가 많은 것만은 확실합니다. 부자, 장수, 강녕 등 五福을 비롯해 불교의 七福과 천주교의 七大福, 조선시대 시인 조수삼(趙秀三)이 누렸다는 十福에 더해 천복(千福)이라는 말은 없어도 백복(百福)에다 만복(萬福)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
중국 상고시대 정치기록인 ‘서경(書經)’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은나라를 세운 탕왕의 손자 태갑(太甲)은 자신이 황제의 자리에 오른 뒤 선조가 나라의 근간으로 만든 제도를 무너뜨린다. 탕왕을 도운 건국공신으로 재상이 된 이윤(伊尹)이 그 잘못을 지적하며 고치도록 간언하였다. "선왕께서는 아직 날이 밝기도 전부터 크게 [...]
무릇 세상은 힘이 있는 자가 살아남습니다. 힘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게 엄연한 현실입니다. 건강의 힘이 있든, 지식의 힘이 있든, 말의 힘이라도 있어야 합니다. 사교의 힘이든, 베푸는 힘이든, 나서는 힘이든지 일단 힘을 길러야 합니다. 심지어 아부의 힘이라도 길러두면 결정적 순간에 [...]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입니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또, 꿈도 좀 갖고 맞을 일입니다. 오늘 아침 따뜻한 반주와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
어김없이 201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해가 바뀔 때마다 무언가 염원하며 각오를 다져보지만 언제나처럼 미련은 남습니다. 일찌기 톨스토이는 "최상의 행복은 1년의 끝에 가서 연초의 나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졌다는 것"이라 했는데, 과연 벗들의 지난해는 어떠했는지요. 병신(丙申)년 새해원단의 기원과 각오를 ‘克世拓道 有志竟成 극세척도 유지경성’으로 정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