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1244) 苦盡甘來 고진감래

박완규 주필

그림12-3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로키산맥에는
해발 3,000미터 높이에 수목 한계선 지대가 있습니다.

이 지대의 나무들은 위로 곧게 자라지 못하고,
마치 사람이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한 채로
살아간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매서운 바람에 눈보라가 얼마나 심한지,
꼿꼿이 서 있다가는 눈과 바람의 무게를 못 이기고
바로 부러지기 때문에 무릎을 꿇어야 사는 법을
터득한 것입니다.

그런데, 세계에서 가장 공명이 잘 되는 명품
바이올린은 바로 이 ‘무릎 꿇은 나무’로
만든다고 합니다.

살기 위해 무릎을 꿇어야 하는 이 나무에게
생각이 있다면 모진 눈보라를 견디는 과정 속에서
“차라리 죽어 버릴까?”라는 생각을 수십 번도
더했을 겁니다.

그런데 참고 견디다 보니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을 내는 나무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삶이라고 이와 다를 게 있겠습니까.

고통없이 살아온 이에게 사람향기가 나지 않는 것처럼,
주위에 깊이있고 사람의 향기가 진한 사람은 하나같이
한 겨울 눈보라를 견디고 일어선 사람입니다.

우리는 어쩌면 하루하루 온갖 매서운 바람과
눈보라 속에서 나름대로 거기에 순응하는 법을 배우고
익히면서 제 각기 삶을 자신의 소리로 연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슬픈 선율을 내기도 하고,
때로는 기쁘고 행복한 선율을 내면서 말입니다.

-목식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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