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의 분주한 일상을 피해 휴가랍시고 책 몇권 배낭에 넣고 무턱대고 찾아온 이곳, 치악산 금대리 계곡. 아마도 이곳을 향한 평소의 그리움이 내 발을 나도 모르게 쭐레쭐레 끌어서 왔는지. 내 지기의 집 뒤에 계곡물이 떨어지고 앞으로는 속내를 알 수 없는 긴 [...]
비 온 뒤의 하늘이, 아니 세상 전부가 얼마나 깨끗하고 아름다운지 모두들 잘 알 것이다. 감수성이 예민했던 내 어릴적 추억을 거슬러보면 맑고 투명한 쪽빛에 가슴이 얼마나 뛰었는지 모른다. 그 하늘을 군데군데 수놓은 하얀 솜털 구름은 또 얼마나 고왔던가. 가슴 속 깊이 [...]
연암 박지원에게 대구 판관으로 있던 친구가 편지를 했다. 늘그막에 지방 관리가 되었지만 일이 많아 고달프기 그지없다, 더구나 영남 전체에 흉년이 들어 진휼 사업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어쩌다 출세했다고 좋아했더니 왜 하필 이런 흉년이 들어서 나의 지방관 생활을 망치냐고 [...]
정신없이 바쁘고 혼잡한 사회 속에서도 좋은 문화현상이 일어 그나마 위안이 된다. 요즘 여기 저기서 ‘나눔’이란말과 실천이유행처럼 번지고 있음이다. 나눔이란 단어를 들으면 누가 누구를 일방적으로 돕는 시혜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에게 부족한 것을 나누는 호혜(互惠)적인 느낌이다. 조상 대대로삶의 방식이기도 했던 ‘나눔’이 우리 [...]
요즘 우리 사회에가장많이 회자되는유행어는 아마도 ‘멘붕’이 아닐까 싶다. ‘멘탈(Mental) 붕괴’의 줄임말로 우리말과 외국어가 결합된 축약어다. 정신적 공황상태를 의미하는 멘붕이란 용어는 이젠 방송 멘트나 신문 제목으로도 스스럼없이 사용된다. 박근혜 새누리당대통령 후보도격렬한 경선을 치를 당시“내가 네거티브에 너무 시달려 멘붕이 올 지경”이라고 했다. [...]
어느 날 몸이 불편한 한 소녀가 4, 5살쯤 된 아이를 업고 걸어가고 있었다. 이것을 본 어떤 아주머니가 안쓰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힘들겠구나, 이짓궂은 날씨에…”, 그러자 소녀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힘들지 않아요, 내 동생인 걸요.” 이 소녀가 불편한 몸으로 어린 동생을 업고 [...]
노을이 흩어지는 곳에 홀로 남아 지나온 삶의 조각난 모습을 줍고 있다 가끔, 허공으로 뛰어올라 빙긋이 웃고 있는 환상 까르르 웃으며 박수소리 보내고 시간은 사랑의 전리품이 될 것이라 포옹한 저녁 하늘 처음 만나는 연인의 어색한 대화면 충분했다 노을은 태양이 멀어짐을 느낄수록 [...]
죽음을 놓고 두 시인은 이렇게 노래했다. 「죽음은 위대하다 / 우리는 웃고 있는 / 그의 입이다 / 우리가 생명의 복판에 있다고 생각할 때 / 죽음은 우리의 복판에서….」 릴케의 「에필로그」다. 그는 죽음을 삶의 중심이라고 인식했던 것이다. 「너는 어디로 갔느냐 / 그 어질고 [...]
누군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근심'은 미래에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대한 걱정이고 '희망'은 미래에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에 대한 기대이다." 과거 근심에 휩싸이던 때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안절부절 바들바들 떨 때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가 근심한다고 해서 나아지는 것은 [...]
누군가를 사랑할 땐 조심하세요. 자신보다 그를 더 좋아하지 마세요 당신이 먼저 지치게 되니까... 너무 빨리 좋아한다고 얘기하지 마세요 시간이 흐르면 서로에게 무심해 지니까... 너무 많은 기대를 갖지마세요 결국엔 실망하게 될 테니까... 모든것을 그에게 맞추려 하지 마세요 때로는 그가 부담스러워 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