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보는 시각은 색깔에서 동서양 차이가 있다. 가령 헤세는 '9월'이라는 詩에서 가을을 오직 황금색으로 칠했으되 키츠가 '9월이오면'에서 읊은 가을은 푸른색이다. 그러나 동양의 전통적인 색감으로 보면 헤세의 황금색은 중앙의 색이며 키츠의 청색은 봄, 가을은 흰색이라 할 수 있겠다. 옛 사람들은 봄을 [...]
산다는 것과 사랑하는 것.. 둘은 가장 가까우면서도 먼 사이다. 가끔 우리는 산다는 것 때문에 사랑하는 것을 포기해야 할 때가 있다. 그대를 내 삶의 전부처럼 여기다가도 결국은 현실을 인정하고 고개를 떨구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 경험해본 사람들은 알리라. 내 앞에 주어진 [...]
가슴이 터지도록 보고 싶은 날은 모든 것을 다 던져 버리고 그대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 가식으로 덮어 있던 마음의 껍질을 훌훌 벗어 버리면 얼마나 가볍고 홀가분한지 쌓였던 슬픔 조차 달아나 버린다. 촘촘하게 박혀 치명적으로 괴롭히던 고통이 하루 종일 못질을 해대면 [...]
어느날 내앞에 홀연히 나타난 당신 난 그저 당신이 가끔 찾아와 내게 기댄채 편히 쉬는게 좋았습니다. 세상의 많은 나무중에 그렇게 나를 찾아와준게 고마웠습니다. 당신은 지치고 힘들 때 더 많이 날 찾아왔었지요. 어느날은 내 등에 기댄 채 한없이 울고만 있던 게 기억나네요. [...]
‘구월이라 계추(季秋) 되니 한로(寒露), 상강(霜降) 절기로다/ 제비는 돌아가고 떼 기러기 언제 왔노/ 벽공(碧空)에 우는 소리 찬이슬 재촉는다…’. 음력으로 읊은 ‘농가월령가’ 9월령(令)이 양력 10월 송(頌)이다. 중국에선 한로, 상강의 10월을 상달(上月), 최고의 달로 쳤다. 천(天) 지(地) 인(人)의 화합의 달이고 떡과 술을 빚어 [...]
한가위 만월인들 내 그리움만 하랴 어머니 뵈러 가는 동향 오백리 오매불망 한걸음에 당도했건만 저만치 회한 놓고 물러앉아서 막내아들 왔다고 거듭 떼쓸제 조각난 기억 더듬어내곤 냉큼 꾸짖네 바쁠텐데 뭣하러 예까지 왔냐… 당신 일생 기꺼이 자식과 바꾸고 거미처럼 어미 몸을 파먹었건만 구십평생 [...]
어릴적 추석풍경을 생각하노라면 지금도 미소가 절로 나온다. 추석 전날이면 송편에 소고기 산적, 명태전, 파전까지 평소 꿈도 꾸지 못할 음식들이 달콤한 냄새를 풍기며 어린 우리들을 몸살나게 하곤 했다. 동네 마을 공터에선 어른들이 모여 윷놀이를 하기도 하고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곤 “으라차차” [...]
편지는 결코 편리한 소통수단이 아니다. 공백으로 펼쳐져 있는 편지지 앞에서 우리는 막막해진다. 도무지 무엇을 써야할지 곤혹스럽다. 편리한 소통수단이 많은데 굳이 편지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휴대폰으로 짧은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지를 써야하는 이유는 우리의 [...]
고향 향한 그리움으로 / 몸보다 맘이 먼저 닿음에 / 십오야 휘영청 한가위 아래 / 달빛처럼 환한 얼굴과 달덩이처럼 둥근 인정이 / 욕심의 어둠을 걷어냅니다 / 넉넉하고 풍성한 가을과 /고향 정취를 그릇에 담아 온갖 시름에 휘휘 뿌리면 / 금새 맘 속에 [...]
만남의 인연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작은 글에서 서로의 마음을 읽게 하고 볼 수없는 두 눈은 서로의 마음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동자를 만들어 갑니다. 사랑하는 마음도 진실한 마음도 거짓이 담긴 마음도 서로의 글속에서 찾아다니는 소중한 인연들 글로 영글어진 마음이기에 더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