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89> 10월 송(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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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이라 계추(季秋) 되니 한로(寒露), 상강(霜降) 절기로다/ 제비는 돌아가고 떼 기러기 언제 왔노/ 벽공(碧空)에 우는 소리 찬이슬 재촉는다…’. 음력으로 읊은 ‘농가월령가’ 9월령(令)이 양력 10월 송(頌)이다.
중국에선 한로, 상강의 10월을 상달(上月), 최고의 달로 쳤다. 천(天) 지(地) 인(人)의 화합의 달이고 떡과 술을 빚어 천지 신명과 조상께 제를 올리는 제전(祭典)의 달이기 때문이다. 십이지(十二支)의 열 번째(10월)인 ‘유(酉)’도 햅쌀로 빚은 술이 담긴 술 단지의 상형 글자다. 10월은 오곡백과를 거둬들이는 풍요의 달이다.
그런데 라틴어 ‘옥토버 멘시스(October Mensis)’의 October가 어원인 영어의 10월은 원래 8월을 뜻한다. 고대 로마의 연력(年曆)은 1년이 10개월뿐이었고 그 8번째 달이 October였는데 나중에 7월(Julius)과 8월(Augustus)이 끼여드는 바람에 10월로 밀린 것이다.
지구촌 최고의 평화의 달, 문학의 달, 경제, 의학, 화학의 달이 10월이다. 최고 권위, 최대 관심의 ‘노벨상의 달’이기 때문이다. 국군의 날(1일), 노인의 날(2일), 개천절(3일)… 우리의 10월은 이렇게 시작된다. 국군뿐 아니라 재향군인, 경찰, 교정(矯正), 항공의 날도 이 달이니까 10월은 안보, 치안의 달이고 무엇보다 하늘이 열린(開天) 달이다.
그래서 ‘문화의 날’을 비롯해 온갖 문화 행사가 열리고 전국체전 등 축제가 펼쳐진다. 오늘만 해도 감회는 깊다. 6•25 때 유엔이 원조를 개시해 우리 난민을 먹여 살리기 시작한 날이 오늘이고 1953년 한•미 방위조약이 체결된 날도 오늘이 아닌가.
‘가을 풍경이 그윽하고 맑으매 사람의 마음도 깨끗해지고 고요해진다(落花無言人淡如菊)’고 했거늘, 한상백로(寒霜白露)―차가운 서리와 흰 이슬이 덮이는 고상한 이 달, 전 국민이 신명나는 무슨 그런 일은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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