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87>편지로 소통하는 사회가 그립다

편지는 결코 편리한 소통수단이 아니다. 공백으로 펼쳐져 있는 편지지 앞에서 우리는 막막해진다. 도무지 무엇을 써야할지 곤혹스럽다. 편리한 소통수단이 많은데 굳이 편지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휴대폰으로 짧은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지를 써야하는 이유는 우리의 인생살이가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쉽게 살아서도 안 되고, 가볍게 사랑해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정보화 사회에서 편지는 시대에 뒤떨어진 퇴물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휴대폰을 갖고 있어 언제 어디서나 버튼만 누르면 원하는 상대와 통화가 가능하다. 상대방의 미니홈피에 안부 글을 남길 수도 있고, 편지를 대신하는 이메일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소통 가능한 많은 수단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에 와서는 오히려 인간 상호 간 이해와 소통이 단절되고 소외 상황은 더 극심해졌다.

우리는 지나치게 편리만 도모하며 살아온 것은 아닐까. 현대인은 편한 것만 찾다보니 조금의 불편함도 견디지 못한다. 쉽게 포기하고, 쉽게 헤어지고 어려운 일은 피하려 한다. 인고의 시간 없는 결실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런데 우리는 너무 쉽게 살아가려고 한다.

탄탄대로만을 고집한다. 삶의 자동화시스템이라도 구축하자는 말인가. 이제라도 편리한 소통수단을 모두 걸어 잠그고 편지를 써보는 건 어떨까. 예쁜 편지지나 고급 종이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백지 한 장이면 충분하다. 몽땅연필이면 어떠한가. 진실 된 마음만 있다면 악필이어도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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