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86>십오야 한가위 보름달이 아쉽다



   
 

고향 향한 그리움으로 / 몸보다 맘이 먼저 닿음에 / 십오야 휘영청 한가위 아래 / 달빛처럼 환한 얼굴과
달덩이처럼 둥근 인정이 / 욕심의 어둠을 걷어냅니다 / 넉넉하고 풍성한 가을과 / 고향 정취를 그릇에 담아
온갖 시름에 휘휘 뿌리면 / 금새 맘 속에 달이 뜨고 / 씻겨진 순백의 초심이 / 만추의 행복으로 익어갑니다.

옛날 사람들은 달을 토끼로 여겨 토끼 달 ‘토월(兎月)’이라 했고 토끼 혼령 ‘토백(兎魄)’이라 했다. 옥토끼 ‘옥토(玉兎)’라고도 했고 달 그림자를 가리켜 ‘토경(兎景)’이라고도 했다.

행성, 위성 차원의 달을 까맣게 모르던 옛 사람들은 또 달을 두꺼비로 보았고 달의 혼백을 두꺼비 혼백인 ‘섬백(蟾魄)’이라 불렀다.

같은 두꺼비라도 때에 따라 금두꺼비(금빛 달), 은두꺼비, 옥두꺼비(素蟾)로 구별했다. 옥두꺼비… 그래서 달을 또 ‘옥백(玉魄)’ 또는 옥바퀴 ‘옥륜(玉輪)’에다 옥갈고리 ‘옥구(玉鉤)’라고 했던가. 초승달이 곧 옥구다.

선녀로도 여겼다. 달을 ‘선아(仙娥)’라고 하는 것도 ‘항아(姮娥)’ 또는 ‘상아’라고 하는 것도 선녀, 즉 ‘달 미녀’를 가리킨다. 상아의 ‘상’은 ‘女’변에 ‘常’이 붙은 글자다.

또 달 속에 월궁이 있어 거기 사는 미인을 ‘월궁항아’라고 부르고 달을 희디희게 소복한 미인에 비유, ‘소아(素娥)’라고 일렀다. 춘화추월(春花秋月)이라고 했다. 봄꽃과 가을달이 꽃과 달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보름달 만웨(滿月), 잉웨(盈月)를 왕웨(望月)라고도 한다. ‘바라보는 달’이다. 우리도 그렇다. 특히 일본 사람들은 보름달 망월(望月)을 한 글자로 ‘望(모치)’이라고도 한다. ‘바라보는 달’이란 즉 희망이라는 뜻이다.

열두 보름달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달이 십오야(十五夜) 밝은 달, 삼오야(三五夜) 밝은 달인 추석 달이다. 그렇다면 그 바라보는 마음도 가장 희망적이어야 하고 그 감상하는 달(賞月) 또한 가슴 속속들이 포근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추석은 한가위 달보기가 어렵단다. 오락가락 하는 가을비 때문에 운무에 가려질 것이라는 내일의 망월, 한가위 보름달을 보고 소원을 빌던 우리네 미풍양속을 볼 수 없음이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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