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56>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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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차례 퍼붓는 빗줄기는 폭염에 찌들었던 사람들에게 청량제나 다름없다. 비가 그칠 무렵 나타나는 무지개는 어릴적 추억속에서 황홀함 그 자체였다. 곧장 사라지는 무지개에 안타까움이 더해지기도 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뭔가 뿌듯함이 자리했던 것 같다.
무지개는 신화는 물론 문학 작품속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새로운 삶을 향한 희망의 상징으로 주로 쓰인다. 그리스신화에서 제우스와 헤라의 뜻을 전달하는 이리스가 무지개를 타고 내려온다. ‘신의 뜻’은 다름아닌 인간세상이 꿈꾸는 그 ‘무엇’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18세기 영국의 계관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는 ‘무지개’란 시를 통해 어릴적 꿈과 희망을 노래했다.
뮤지컬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무지개 너머(Over the Rainbow)’는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노래다. 이 노래의 ‘무지개 너머’는 꿈꾸던 것이 실제로 이뤄지는 곳이고, 모든 걱정이 레몬즙처럼 녹아내리는 곳이기도 하다.
또 영국의 소설가 로렌스는 그의 작품 ‘무지개’에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삶을 개척해나가는 여인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들은 농사를 짓는 대지(大地) 저 너머의 세상에는 무엇이 있을까 끊임없는 동경을 해왔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현실’ 앞에 주저앉는다. 결국 3대(代)를 거치면서 여주인공 어슐라는 현실의 삶에 억눌려 열병을 앓는 등 홍역을 치른 뒤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보게 된다. 짧은 순간이지만 상상이 아닌 실제 무지개를 보는 것이다. 이 순간 어슐라는 ‘자아 실현’을 위해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기로 다짐한다. 구약 성경 노아의 방주의 ‘새 세상을 향한 희망의 무지개’와 유사하다.
이처럼 무지개는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잇는 징표이며 그 목표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도록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요즘 대기오염 탓인지 도심에서는 무지개 보기가 힘들어졌다. 어쩌면 팍팍하고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우리들이 ‘무지개’를 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우리 일상의 삶에 ‘희망’이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연이은 두개의 커다란 태풍으로 전국 곳곳에서 큰 피해를 보긴 했지만, 실로 오랜만에 만나는 일곱빛깔 쌍무지개를 보니 새삼 "힘들고 지칠지언정 마음속 무지개까지 지워버려서는 안되겠다"는 다짐을 세상 사람들에게 일깨워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초등생의 순수함으로…. 무지개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