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평창올림픽이 반면교사 삼아야 할 2012오심올림픽



   
 

지난달 28일 개막된 런던올림픽에서 어이없는 오심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구촌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에서 이해할 수 없는 오심으로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는 사태가 벌어진다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결정적인 오심은 유독 한국 선수들에게 집중됐다. 지난달 31일 새벽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4강에서 신아람은 연장전 1초를 남기고 승리가 유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경기가 1초를 한참 넘기고 4차례나 비정상적으로 재개된 끝에 신아람은 결국 역전패하고 말았다.

프랑스의 AFP통신은 역대 올림픽에서 일어난 5대 주요 판정 시비 가운데 하나로 이 사례를 선정하면서 "제대로 판정이 나왔더라면 신아람은 결승에 오를 수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태환은 수영 400미터 자유형 준결승에서 조 1위를 했으나 ‘부정 출발’ 판정을 받고 실격 처분을 받았다. 이 판정은 우리 선수단이 국제수영연맹에 까지 이의신청을 한 끝에 무려 4시간이 지난 뒤에야 번복됐다.

이 밖에도 유도의 조준호는 8강전에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으나 심판위원장이 3심을 불러 재심을 요구하자 심판들은 일제히 판정을 번복했다. 오심에 운 것은 한국 선수들 뿐만이 아니다. 남자 체조 단체전에서는 심판이 일본 팀의 점수를 잘못 계산해 우크라이나에 동메달을 줬다가 빼앗은 일도 발생했다.

선수들이 고작 이런 올림픽을 위해 피땀 흘려 4년을 준비해왔는가. 심판과 경기 운영을 맡은 각 종목의 국제 연맹들은 이번 올림픽을 위해 얼마나 성의있게 준비를 해왔는지 의문이다. 런던올림픽은 성화봉송 부터 문제였다. 성화는 봉송 중 몇 차례나 꺼지기를 반복해 성화가 아닌 ‘라이터불’이라는 비웃음까지 받았다.

또 올림픽 기간 주경기장인 올림픽 스타디움을 환하게 밝혀야 할 성화대는 경기장 밖에서는 볼 수도, 사진을 찍을 수도 없다. 돈을 주고 입장권을 사야 올림픽의 상징인 성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이밖에도 지난달 26일 여자축구 경기에서는 전광판의 북한 선수 명단 옆에 태극기 사진을 올려 북한 선수단이 한시간 동안 경기를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달 30일에는 수영 남자 200m 자유형 시상식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공동 은메달을 획득했는데도 중국 국기를 태극기보다 내려 달아 중국인들이 분노하기도 했다. 대회 운영을 이렇게 부실하고 무성의하게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지난 1908년, 1948년에 이어 역사상 최초로 세 번이나 올림픽을 개최한 런던은 이번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러나 잦은 오심을 비롯해 지나친 상업주의, 부실한 경기운영 등으로 대회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대회를 실질적으로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이번 오심사태에 책임있는 반성을 해야 한다. 모든 책임을 각 종목 국제연맹에 떠넘기고 나몰라라 할 일이 아니다. 이번 대회 오심의 최대 피해자가 된 한국은 앞으로 스포츠 외교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악법도 법’이라는 순종적인 태도로는 국제대회에서 대접을 받기 어렵다. 거칠게 항의도 하고 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도 해야 제몫을 제대로 챙길 수 있다.

오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한국은 런던올림픽의 부실한 운영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거액을 들여 올림픽을 치르고 나서 오심과 부실한 운영 때문에 각국 선수단과 세계 스포츠팬들로부터 비난만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치밀한 계획을 세워 대회 운영상의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댓글 쓰기

Photo News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