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1820) 階前梧葉己秋聲 계전오엽이추성

그림1처서 백로白露를 기다렸다는 듯,
조석으로 불어오는 서늘바람이
가을임을 느끼게 합니다.

고청 하늘을 바라보느라
바쁜 걸음을 잠시 멈추기도 하고,
저녁엔 창문을 열고 귀뚜라미 소리를
기다립니다.

少年易老學難成 소년이로학난성
一寸光陰不可輕 일촌광음불가경
未覺池塘春草夢 미각지당춘초몽
階前梧葉己秋聲 계전오엽이추성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아주 짧은 시간도 가볍게 여기지 말라.
못가 봄풀은 꿈에서 채 깨어나지 않았는데,
뜰 앞 오동나무 잎은 벌써 가을 소리를 내네.

남송 때 학자 주희朱熹의 시구를
읊조리며 계절의 여유를 즐깁니다.

일찍이 장자壯者는
‘네 계절은 삶의 일생과 같아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이라고
설파했습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한 폴란드 시인은
‘봄은 처녀, 여름은 어머니, 가을은 미망인,
겨울은 계모다’라고 읊었지요.

계절은
태양과 달의 궤도가 보여주는 네 국면으로,
흔히 인간의 삶이 보여주는 네 단계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계절이 인생의 국면을 상징하지만,
겨울을 유독 ‘계모’로 보는 폴란드의 특이정서는
겨울이 혹독하고 지루한 까닭이 아닐런지…

내 벗들이
인생지사처럼 오묘한 계절변화를
온 몸으로 체감하며 여유로운 주말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목식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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