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1502) 지조와 절개
박완규 주필
후배가 경영하는 사업장을 찾았는데
집무실 한 켠에 익숙한 한시 표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桐千年老恒藏曲 동천년노항장곡
梅一生寒不賣香 매일생한불매향
月到千虧餘本質 월도천휴여본질
柳經百別又新枝 유경백별우신지
오동은 천년이 되어도 항상 곡조를 간직하고 있고,
매화는 일생동안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그 본질이 남아 있고,
버드나무는 백번 꺾여도 새 가지가 올라오리니.
조선조 4대 문장가의 한분인 상촌 신흠(申欽)선생의 시인데,
자연을 소재로 하여 겉으로 보기에 수없이 변화하는 듯 하지만
항상 그 본질을 간직하여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지요.
선비로서의 지조와 절개를 꿋꿋이 지키겠다는
기상을 표현한 것으로 퇴계 이황 선생도 좌우명으로 삼을만큼
항상 곁에 두고 새겨야할 명문입니다.
변화를 실감하는 이 가을,
변신은 하되 信心(신심)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 벗들을 경외합니다.
-목식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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