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1102) 참 겸손

박완규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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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겸손은 땅이다..’ 라는
대목에 눈길이 멈췄습니다.

겸손은 땅처럼 낮고 밟히고
쓰레기같이 받아들이면서도,
그 곳에서 생명을 일으키고 풍성하게
자라 열매맺게 한다는 것입니다..

더 놀란 것은 그 동안 내가 생각한
겸손에 대한 부끄러움이었습니다.

나는 겸손을
내 몸 높이로 보았습니다..

몸 위쪽이 아닌 내 발 만큼만
낮아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겸손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내 발이 아니라 그 아래로
더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밟히고, 눌리고, 다져지고,
아픈 것이 겸손이었습니다..

그 밟힘과, 아픔과 애태움 속에서
나는 쓰러진 채 침묵하지만,
남이 탄생하고 자라
열매맺는 것이었습니다.

겸손은
나무도, 물도, 바람도 아닌,
땅이었습니다.

-목식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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