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흐루 타지키스탄 선수 “노력한 만큼 메달 땄으면”

l_2015070702000503400083821타지키스탄 태권도팀을 이끄는 전정휘 감독은 우연히 체육용품점에 들렀다가 키가 186㎝나 되는 16살 소녀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한 눈에 ‘반해 버렸다’. 반드시 태권도 선수로 키우고 싶었다.

전 감독은 당장 “태권도 한번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칼림머바 모흐루(21·사진)는 반나절 만에 승낙했다. 2010년의 일이다.

문제는 집안 사정이었다. 모흐루는 돈을 벌어야 했다.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는 일을 할 수 없었다. 모흐루가 어머니를 도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모흐루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태권도가 좋아 포기하지 않았다.

모흐루는 큰 키가 장점이었지만 유연성과 운동 능력은 부족했다. 전 감독은 “처음 봤을 땐 운동 신경이 너무 없어 걱정했다”고 했다. 모흐루는 이 약점을 연습으로 채웠다.

그사이 키는 7㎝가 더 자라 193㎝가 됐다. 장신을 이용한 앞발 얼굴 공격이 국제적인 수준으로 좋아졌다. 모흐루는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태권도 73kg 이상급에 나서 동메달을 따냈다. 국제대회에 출전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거둔 성적이었다.

모흐루는 지난해 1월 한국으로 와 나사렛대 태권도학과에서 운동하고 있다. 오전과 오후에는 공부하고 저녁에 태권도 훈련을 한다.

학교에서 등록금과 기본적인 생활비를 받는다. 모흐루는 타지키스탄에 있는 부모를 한시도 잊지 못한다. 요새는 어머니의 건강마저 좋지 않다. 그래서 구내식당 식권을 한번에 수십장씩 사면서 할인받은 돈을 모아 타지키스탄에 보낸다.

타지키스탄은 당초 이번 광주유니버시아드(U대회)에 124명을 파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선수단을 사칭해 불법 입국을 시도하는 일이 생기며 선수단 파견이 취소됐다. 이에 따라 모흐루도 이번 대회에 못 나올 뻔했지만 태권도팀 선수 3명은 한 달 전부터 한국에서 훈련한 것을 인정받아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모흐루는 이번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도 메달을 노린다. 금메달이면 더 좋겠지만 다른 색깔이라도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는다면 만족할 것이라고 한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지만 모흐루는 내년 리우올림픽에서 메달도 넘본다. 전정휘 감독은 “워낙 태권도를 좋아하고 즐기는 친구여서 앞으로 10년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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