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칼럼] 삶에서 나의 짐만 유독 무거운 것인가?

박완규 주필

박완규250외고집필 차 광주에 내려왔다 갑작스런 소나기를 만났다. 잠시 비를 피해 카페 테라스에 앉았는데, 몸이 불편한 한 소녀가 4, 5살쯤 된 아이를 업고 걸어가는 모습이 눈에 띈다.

한켠에서 지켜보던 한 아주머니가 안쓰러운 표정으로 “저런, 힘들겠구나. 이 짓궂은 날씨에…”라고 말하자, 소녀는 “힘들지 않아요, 내 동생인 걸요.”라며 싱긋 웃어 보인다.

의외의 대답에 짐짓 놀라며 생각했다. “이 소녀가 불편한 몸으로 어린 동생을 업고 가면서도 힘들지 않게 느꼈던 것은 무엇일까.“ 이내 답을 찾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기동생에 대한 사랑 때문이리라.

그렇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것이다. 똑같은 상황 속에서도 마음먹기에 따라 그 짐의 무게가 얼마든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흔히 자신의 삶이 너무 힘들다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에게 지어진 삶의 무게가 다른 사람들의 삶의 무게보다 더 무겁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한결같이 불평, 불만이 많거나 마음이 기쁘지 못하고 늘 불안하며 마음이 부족한 것도 공통점이다.

그러나 자신에게 지워진 삶의 무게가 다른 사람들의 그 것보다 유독 무거운 경우보다는 자신에게 지워진 삶의 무게를 기쁜 마음으로 순응하는 자세로 지고 가겠다는 마음이 부족한 경우가 훨씬 더 많다.

현역 기자시절, 어느 성공한 사업가를 인터뷰 한 적이 있다. 그때 성공의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자, 이 사업가는 빙그레 미소지으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안 되는 이유 열 가지보다 되는 이유 한가지가 성공을 보장합니다. 저는 모두들 불가능하다고 고개를 돌렸을 때에도 되는 이유 한가지를 바라보며 그것을 통해 나머지 안 되는 이유를 통해 극복해 냈죠. 되는 이유만 바라보면 되기 마련인 것이지요.”

지금 나는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가? 누구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 또는 고통이나 시련을 타인들을 위한 사랑이나 순응하는 자세로 받아들인다면 그 고통의 무게를 한결 힘들지 않게 느낄 수 있을지니…

묵자(墨子)를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안거(安居)가 없음이 아니라 자신에게 안심(安心)이 없는 것이다. 족재(足財)가 없음이 아니라 자신에게 족심(足心)이 없는 것이다.’

다시금 생각해 본다. 진정 삶에서 나의 짐만 유독 무거운 것인가?

댓글 쓰기

Photo News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