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933) 봄을 이야기하자

박완규 주필

그림12-3우리
봄을 이야기하자

문밖에 웅크린 겨울이
샘나도록 봄을 꿈꾸자

미리
봄을 준비하자

어떤 잎을 피울지 얼마나
꽃을 피울지 가늠해보자

마침내
봄이 와서 가지마다
물오르는 소리 요란한 날
태연한 몸짓으로 툭
먼 산 한번 보며 싱겁게 또 툭

그렇게 피고 또 피워서
천지에 가득해 버리자

지천으로 꽃 피어나
아지랑이 어지러운 날
꽃보다 환하게 사랑해 버리자

어디 숨었나 찾아다니는
숨박꼭질의 즐거움으로
하루 해가 저무는 날이 오면

그제사 몰래 숨겨둔
가슴을 열어 이만큼 아렸다고
엉엉 울어 버리자

한 방울만 더 하면
터질듯한 가슴 다독이며
그래도 반갑다고
마주 잡고 즐거울 날

우리
봄을 이야기하자

머지않아 시작될 우리
함께하는 봄을 머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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