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다’, 부산 토현중 문영건 코치

부산 토현중 태권도부 문영건 코치, 한 길로 묵묵히 매진해 나가는 숨은 태권도 일꾼

유난히 작은 소년이 어머니의 손을 잡고 태권도장의 문을 들어섰다. 아무도 이 소년이, 후에 부산 태권도계에 한 획을 그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소년은 동네에서 맞고 다니기로 소문났었고, 성격도 유약했던 탓이었다.

어떻게 태권도를 시작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부산 토현 중학교 태권도부의 문영건 코치는 이렇게 대답했다.

“동네에서 하도 두들겨 맞고 다녀서 시작하게 됐죠”

초등학교 4학년 때 태권도장의 문턱을 밟게 된 문 코치는 이후 재능을 인정받아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겨루기 시합을 하기 시작했다. 두들겨 맞기만 하던 소년이 당당히 또래 소년들과 실력을 겨룰 수 있게 된 것이다.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모두 태권도 관련 부와 학과로 진학했다. 전국 체전에서의 입상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추억이라고 그는 말했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와 대학교에 다닐 때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했었습니다. 그때 주특기는 뒤후려차기 였습니다. 전성기때는 뒤후리기로 KO승도 했더랬습니다”

몸이 가벼웠던 문 코치는 나래차기에도 자신있었다, 고 대답했다.

“나래차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순발력입니다. 아무래도 순간적인 동작이다 보니 평소에 민첩성과 점프력을 길러야 했었죠. 종아리 근육을 많이 단련시키게 되면 나래차기를 할 때 도움이 많이 됩니다”

나래차기에 대해서 설명하는 문 코치의 눈이 빛났다. 벌써 50이 훌쩍 넘은 그였지만, 열정만큼은 20대 못지않았다.

문영건 코치

문영건 코치

대학에서 선수생활을 마친 그는, 이후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듯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3년간 태권도장을 운영해봤지만, 그만이 가진 노하우를 가장 잘 전수할 수 있는 학교 코치가 가장 적성에 맞았다. 이후 그는 부산체육고등학교를 시작으로 금정여자고등학교, 부곡여자중학교, 토현중학교의 태권도부를 맡아서 지도하게 됐다. 특히 토현 중학교 태권도부를 맡아서 가르친 지는 올해로 16년째다. 긴 세월이다.

부산에서 종합우승을 많이 시킨 그는, 전국체육대회에서도 상위입상을 시킬 만큼 실력 있는 지도자로 정평이 나 있었다. 30년 가까이 외길을 걸은 산실이기도 했다.

특히 올해에는 현재 지도하고 있는 토현중학교 여자부가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상위권에 입상해 학교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부산 토현중학교 태권도부

부산 토현중학교 태권도부

그가 가르치고 있는 태권도실의 전면에는 ‘미치자’라는 글씨가 붙어있었다.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는 힘듭니다. 미쳐야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불광불급’이라는 말을 꺼냈다.

“미치지 않으면 무언가를 이룰 수 없습니다. 운동에 한 번 미쳐본 사람은, 나중에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끝까지 이뤄낼 수 있습니다. 그러한 마음가짐을 심어주는 것이 태권도 지도자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도자로서의 자질은 좋은 인생 선배로서의 자질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그의 말이었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올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오늘도 학생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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