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선율이 매력적인 영화 ‘비긴 어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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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을 귀를 막고 본다면 정말 따분할 것이다. 극적인 순간도 별로 없고, 인물간의 갈등의 폭도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흐르는 분위기는 대략 평범하다. 이 영화를 살린 것은 다름 아닌 음악이다. 16곡의 OST가 적절한 곳에서 들리는 순간 극적인 재미가 한껏 발휘된다. 심심했던 화면은 그제 서야 활력을 찾는다. 마치 공포영화의 효과음처럼 이 영화에서 음악은 중요한 양념거리이다.

음악은 감정을 전달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고저, 장단, 음색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 복잡한 인간의 감정을 전달하기엔 음악이 적격이다. 그래서 영화나 TV 시리즈, 비디오 게임에는 어김없이 노래가 등장한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음악의 효과를 잘 활용하고 있다. 연인을 떠나보낸 그레타(키이나 나이틀리)의 감정을 대사로 표현하기 보단 아름다운 선율로 대신한다. 마지막에 거꾸로 댄이 그레타를 그리워하며 [Lost Stars]를 부르는 장면도 음악을 잘 활용한 경우다. 이러한 전달방식은 매우 서정적이어서 로맨스라는 장르와도 잘 어울린다.

[비긴 어게인]에서는 음악이라는 비중이 여타 로맨스 영화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음악의 농도가 너무 짙어 함축적인 메시지가 강하고, 명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그레타(키이나 나이틀리)가 댄(마크 러팔로)이 작곡한 노래를 듣고 그가 다른 여자와 바람났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장면과 그레타가 바람을 피운 댄을 잊기 위해 음악, [Like A Fool]을 작곡하는 장면에서 관객의 상상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영화에서 필요한 정보는 인물의 대사를 통해 전해진다. 관객은 이 대사를 듣고 영화의 내용을 파악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많은 부분을 노래로 처리하고 생략한다. 그 과정에서 명확성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지만, 감정 전달은 더욱 확실해졌다. 음악이 말보다 먼저 생겼다고 한다. 음악이 더 본능적이란 얘기다. [비긴 어게인]은 이해하긴 보단 본능적으로 느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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