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베트남인에게 더욱 특별한 태권도

호앙뚜안아인 /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호앙뚜안아인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호앙뚜안아인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오늘(4일)은 ‘태권도의 날’이다. 전 세계 태권도인들의 단결과 태권도 위상 강화를 위해 만들어졌다.

한국 사람이 아닌 필자가 태권도의 날을 기억하는 이유는 2006년 7월 25일, 세계태권도연맹(WTF) 정기총회에서 매년 9월 4일을 태권도의 날로 의결한 기념비적인 장소가 바로 베트남 호찌민이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태권도가 인기 스포츠라는 사실이 한국에 잘 알려져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음악과 패션, 드라마 등 현재 베트남에서 불고 있는 한류의 원조는 다름 아닌 태권도이다.

한국과 베트남 간의 태권도 교류는 1960년대 베트남전쟁 때 시작됐다. 당시 한국이 의료진과 함께 10명의 태권도 교관을 파견한 것이 교류의 시작이었으니 그 역사가 깊다.

그 시절 한국인 사범에게서 전수받은 제자들이 1980년대 활발히 도장을 열어 베트남 현지에서 태권도를 뿌리내렸다. 그 후 태권도는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호신술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해마다 수련 인구가 증가했고, 현재 태권도를 배우는 베트남인은 무려 200만 명에 육박한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베트남은 역사상 처음으로 태권도 종목에서 메달을 땄다. 이를 계기로 태권도는 베트남에서 전성기를 맞게 되었다. 그동안 베트남은 한국 후원으로 최초의 전국대회인 ‘한국대사배 베트남태권도 전국클럽대회’를 개최했다.

 2012년부터는 국가대표팀이 한국의 CJ그룹으로부터 국제대회에서 사용하는 전자호구 등 최신 장비와 현지 및 국내 전지훈련, 그리고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출신 코치까지 지원받고 있다. 이는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외국 기업이 베트남 국가대표팀을 후원한 첫 번째 사례였다.

게다가 태권도 종주국으로부터 앞선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베트남 체육계에도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특히 작년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여자 태권도 선수단의 기량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치러진 제27회 동남아시아경기대회에서 베트남 선수단은 금메달 1개를 비롯해 총 4개의 메달을 거머쥐었다. 이처럼 성과가 나타나면서 다가오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태권도를 통한 문화 교류는 후원 기업의 현지 사업 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나아가 태권도라는 한국 고유문화를 세계에 전파함으로써 한류 확대에도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아시아경기와 향후 브라질 올림픽에서 베트남 태권도가 좋은 성과를 거둔다면 한국과 베트남 간의 우호관계는 한층 더 돈독해질 것이다. 또한 베트남인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도 더욱 확대되리라 확신한다.

베트남 태권도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보다 많은 관심과 후원이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태권도가 베트남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것을 거울 삼아 한류 열풍을 이어갈 차세대 콘텐츠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호앙뚜안아인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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