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도 아닌 것이, ‘슈퍼스타 K’도 아닌 것이…’쇼미더머니’ 정체성 혼란

[리뷰] Mnet 쇼미더머니 프로 래퍼 출연 형평성, 긴장감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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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Mnet ‘쇼미더머니3’가 첫 방송을 탔다. 심사원들의 면면을 보니 San E부터 스윙스까지 최근 핫한 래퍼들을 출연시켜 한껏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전 시즌에서 느꼈던, 동일한 문제로 아쉬운 점을 느꼈다. 따지고 보면, 문제될 건 없지만 뭔가 뒷맛이 씁쓸한 그런 느낌을 받았다.

TV 프로그램 정보를 보니 ‘실력 있는 래퍼들을 발굴하고 이들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등용문이 될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이라고 내걸었다. 그런데, 실력 있는 래퍼를 발굴하는 게 아니라, 이미 실력이 검증된 이를 띄어주기 위한 홍보용 프로그램이란 생각도 듣다. 바스코’ ‘타래’, ‘타이미’들은 이미 힙합계에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래퍼들이다. 아울러 ‘언성’, ‘올티’도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각종 대회에서 수상한 인재들이다.

물론, 비슷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에서도 ‘한경일’, ‘죠앤’, ‘연규성’ 등 가수들이 출연했다. 하지만 그들은 출연이유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게, 카메라가 응시했고, 방송 분량이 주어졌다. 시청자들을 설득한 것이다. 그렇기에 일반 참가자랑 경쟁 한다고 해서 극도의 불쾌감을 느끼지 않았다. 그런데, 쇼미더머니는 이런 부차적인 설명이 없다. 그냥 남다른 참가자가 다른 참가자처럼 랩을 한다. 헤비급 참가자가 라이트급 무대에 섰는데 그 이유를 물어보는 출연자는 한 명도 없다.

프로 래퍼들이 출연하게 되면 형평성 논란도 있을 수 있지만, 치명적인 문제는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쇼미더머니3 참가자들은 심사위원 앞에서 직접 작사한 가사로 랩을 하고, 평가를 받는다. 합격하면 금목걸이를 받는다. 그런데, 랩을 듣기도 전에 금목걸이 주인이 누군지 알 수 있다면 심각한 문제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경쟁 프로그램인데, 경쟁은 치열해야 제 맛이고,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공방전이라야 흥미진다. 따라서 쇼미더머니 시즌 4에서는 참가자격을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현직 가수가 출연하는 ‘나는 가수다’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도 아닌 것이, 참으로 애매하다. ‘쇼미더머니3’의 정체성 확보가 필요하다. 그러나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으로서 유일하다는 점, 그리고 슈퍼스타K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래퍼들의 스웨거(허세)와 디스전은 이색적인 볼거리다.

댄스곡으로 즐비한 음악계에서 ‘힙합’장르는 사양길로 향하는 중이다. 섹시 컨셉이 전부인 음악 문화에 ‘쇼미더머니3’가 다양한 색깔을 입혀주길 바란다. 최근 MBC가 립싱크 가수를 ‘쇼 음악중심’에서 퇴출시키겠다는 결정 또한 한국 K-POP의 장밋빛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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