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태권도 사랑 일가족!”

운동하며 자녀와 소통, 아이들은 미래 꿈 키워

GTN TV가 찾은 시간은 저녁 8시. 대구 수성구 지산동에 소재한 지성체육관에 들어서니 김현철 관장의 지도에 따라 품새를 하며 내지르는 기합소리가 우렁차다. 대부분 초`중학생들이다. 그 속에 태권도 일가족으로 소문난 주인공들이 있다.

40대 엄마 박정순(47`회사원) 씨와 노현지(21`계명대 3년)`현경(18`수성고 3년)양, 석준(16`능인고 1년)군이다. 이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체육관에 나온다. 벌써 10년째 계속하고 있다. 이들 가족 중 유일하게 아버지 노광재(48) 씨만 태권도를 하지 않는다. 그 대신 축구와 마라톤, 인공 암벽타기를 즐기는 스포츠광이다.

이들 가족이 태권도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흥미롭다. 어머니 박 씨는 “막내 석준이가 여섯 살 때 가장 먼저 태권도를 시작했다”고 밝힌다. 아버지와 함께 조기축구회 회원인 지성체육관 김 관장의 권유로 시작했다. 40대 주부인 박 씨의 태권도 입문 계기도 흥미롭다. 몇 개월 후 아들 석준이 승급심사 때 부모님 참관수업을 했다. 김 관장이 참관한 부모들께 “자녀에게 헌신하는 어머니에게 무료로 태권도를 가르쳐 주겠다”며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박 씨는 용기를 내 도장에 등록했다.

운동을 시작한 지 2개월 만에 박 씨는 “태권도를 해보니 몸은 물론 정신 건강까지 정말 좋다”며 두 딸에게 권유했다. 중학생이었던 큰딸 현지 양이 흔쾌히 수락했다. 하지만 초등학생이었던 둘째 현경 양은 “무섭다”며 몸을 사렸다.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일단 한 달만 해보고 싫으면 그만둬도 좋다”며 끈질기게 권유한 끝에 태권도 도장에 들어섰다.

◆우리는 태권도 가족

“가족이 모두 태권도를 하면서 좋은 점은 일단 자녀들과의 대화 시간이 많고, 태권도라는 공통분모가 있어서 대화가 잘 통한다는 점이지요.”

태권도를 하면서 재미있는 일화도 많다. 박 씨는 “둘째 현경이가 운동을 시작한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겨루기 대회에 출전했다. 그때 시합을 하면서 상대방 선수에게 맞은 후 울음보가 터져 더 이상 경기가 곤란했다. 결국 관장님이 수건을 던져 경기를 포기했다”고 밝힌다. 그 후 태권도를 하지 않을 줄 알았던 현경이가 확 달라졌다. 더는 울보가 아니었다. 첫 시합의 패배를 거울삼아 더욱 열심히 운동했다. 성격도 쾌활한 소녀로 변했다.

그 결과 요즘은 최고의 선수가 됐다. 일 년 후 초등학교 5학년 때 제12회 대구광역시장기타기 태권도대회에서 여자 초등부 밴텀급에서 우승하면서 최우수 선수상을 차지했다. 중학생이 된 후 제25회 대구광역시태권도협회장기타기 대회에서도 여중 플라이급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때 남자 초등부 밴텀급에 출전한 동생 석준이도 금메달을 땄다.

박 씨는 “대구에서 한 해에 태권도 대회가 4, 5번 열리는데 중등부에서는 현경이가 거의 우승을 독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인 존재였다”고 자랑한다. 8년 동안 매번 단골로 대회에 출전하자 대구지역 태권도 관장들이 ‘출석상을 줘야겠다’며 농담을 할 정도로 유명세를 떨쳤다. 맏딸 현지 양도 태권도를 꾸준히 연마하여 고3 때 4단을 딴 후 국기원에서 사범연수자격증도 획득했다. 대학 진학도 계명대학교 태권도학과를 선택했다.

현지 양은 “졸업 후 스포츠 분야에서 지도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독일에 진출해 태권도를 가르치고 싶다”고 밝힌다. 중1 때 4단을 딴 현경 양은 용인대나 우석대 태권도학과에 진학해 장래 체육교사를 꿈꾸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4단이 된 석준 군은 축구와 아이스하키 등 만능 스포츠맨으로 성장, 경찰대학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치한? 걱정 없어요

어머니 박 씨는 회사원이다. 퇴근한 후 가족 저녁을 준비해 놓은 후 곧장 도장으로 간다. 대학생인 현지 양과 고교생인 현경 양도 도장에서 합류한다. 막내인 석준 군은 고교 진학 후 공부를 위해 당분간 운동을 쉬고 있다. 박 씨는 “요즘 세상이 워낙 험악해 딸을 둔 가정마다 밤늦은 시간에 귀가하면 걱정을 하지만 우리 집은 별로 그런 걱정을 해본 적 없다”고 말한다. 현지 양과 현경 양은 가냘픈 몸매다. 하지만 겉모습을 보고 얕보다간 큰코다친다.

박 씨는 “자녀들과 함께 태권도를 하면서 자신감과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고 분석한다. 독실한 기독교 가정이라 화목한 분위기도 품성 좋은 자녀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자녀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도 많은데 우리 가족은 모두 도장에서 운동하고 함께 귀가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등으로 특별한 사춘기를 겪지 않았다”고 말한다. 박 씨는 “태권도로 인해 또 다른 도전의식이 생겨 요즘은 인라인스케이트와 스키까지 도전하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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