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호철, “실질적 태권도 정신 함양 위해 태권도 교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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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호철 목사는 대부분의 삶을 태권도계 제도권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지만, 홀연히 목회자의 길로 돌아섰다. 태권도의 정신으로 충분히 인격체를 완성할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도, 신학을 배우며 차츰 허물어져 갔다. 그러나 정신적 의의에 있어 종교와 태권도 간의 유기적 교집합을 발견했다. 그것은 조물주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여전히 태권도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사유다.

곽 목사는 목회자로 향방을 정하면서 운명적인 이끌림과 종교와 태권도의 유사점으로 인해 태권도교본 정식문화편을 저술하기에 앞선다. 또한 그토록 염원했던 숙원사업인 태권도원 설립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참으로 오랜만이다. 요즘 근황은 어떠신지.

“태권도 교본 정식문화편을 출간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 해외에 태권도 시합이 있을 때마다 가거나 초청을 받아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작년 같은 경우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카바르디노 발카리야에서 열린 엘부르스 컵 태권도 챔피언쉽에 갔습니다, 그때 저는 국기원장의 표창장, 감사장을 그 나라 국회 의장이나 체육부장관, 태권도협회 회장에게 전달하는 오프닝 세레모니 때 축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돌아왔습니다.

특히 그 나라, 러시아에서 태권도 교본 정식문화편에 대한 반응이 좋았습니다. 러시아어로 번역해서 출간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쪽에서 매우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마무리되고 예전부터 진행하던 일에 착수를 했습니다.

세계인의 태권도 도시 태권도원 건립의 문제를 놓고 지난 20여 년간 준비를 많이 했습니다. 많은 시도 군수들을 만났습니다. 결국 인천시 도시계획에 수립을 해서 국토해양부승인을 받은 후에 해당 부지를 매입하고 정식으로 투자가 이루어지면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되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을 전후해 ‘태권도도시 태권도원’을 설립하고자 부단히 노력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추진과정과 지금까지의 성과를 얘기해 달라.

“시작을 하기는 88년 서울 올림픽 때부터였습니다. 그때 태권도 각국에서 온 지도자들이 저를 만나서 부탁한 것이 하나 있는데 세계적인 태권도 도시를 만들라는 당부였습니다. 많은 사범들이 해외에 있다 보니 국내에 있는 저에게 큰 과제를 맡기셨습니다. 그러나 그 과제를 받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정말 이것을 내가 할 수 있는 일일까?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정치가 해야 되고 권력이 해야 되고 재벌이 해야 된다는 것이 저의 지론이었습니다.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범위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태권도인으로서 우리 태권도인들이, 태권도 가족들이 모일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야겠다는 목표에는 저 또한 일부 책임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큰 결심을 했습니다. 강원도 문막에 27만 3천평을 얻어서 시작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건물이 세워지기도 전에 정부가 태권도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발표를 해서 상당히 주춤거렸죠.

이 문제를 놓고 시장 군수님들과 계속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따라서 인천시 강화군에 있는 땅을 도시계획을 수립해서 선정이 됐습니다. 분명한 것은 그 부분에 관해서 우리는 부지를 매입을 하고 진행시키자는 견지였습니다. 왜 우리가 부지를 매입해야 되느냐? 분명한 이유는 국기원 사례를 봤을 때 20년 기부체납이면 태권도가 계속 쓰는 것이 아니라 20년이 지나면 정부에게 양도를 하는 것입니다. 처음엔 그 사실을 인식 못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국기원이 태권도 역사에 단절이 돼버린 그런 문제가 발생했기로 똑같은 실수를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우리 앞으로 20년 후 태권도인들이 태권도가족들이 그런 일로 또 문제를 겪으면 안 되므로 태권도 하는 사람이 부지를 매입해서 세계인의 도시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영구적으로 가는 길이자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푯대입니다.

해외 투자건은 지난 12월 달에 마무리 지었고 부지매입이 다 완성이 되면 공식적으로 이 일을 집행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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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태권도협회 관리부장, 운영부장, 아시아태권도연맹 자문위원, 미국태권도연맹 커미셔너 등 국내외를 넘나들며 태권도 사범으로 나름 성공가도를 달려왔는데, 목회자의 길로 들어선 것은 어떤 계기가 있었나.

“태권도협회에서 관리부장으로 있을 때 많은 일을 했습니다. 태권도 도장에 대한 인가, 선수 관리, 대회관리 등. 태권도와 연을 많이 쌓았습니다. 건강할 때까지 그 일을 쭉 했습니다. 어느 날 문제가 발생합니다. 갑자기 숨을 쉴 수가 없는 지경에 빠졌습니다. 왜 그런가? 병원을 찾았지만 무심하게도 돌아오는 말은 ‘정상’이라는 진단뿐이었습니다. 또 그날 밤에 턱 쓰러졌습니다. 그때 어떤 현상 하나를 경험했는데, 빛이 스며들면서 저에 대해서 말씀이 있었습니다. 날 보고 목회자의 길로 가야 된다는 메시지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확고했습니다. 마음 한 켠에 목회자는 안 한다는 확고부동한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죠.

신학을 공부하는 와중에도 목회자는 안 한다는 결정을 견지했습니다. 그러더니 잠을 못 자게 되고 걸어 다닐 수도 없는 이전 보다 더 큰 시련이 다가왔습니다. 병원에서는 정상이라고 하고 내 몸은 비정상처럼 반응하는데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기도원으로 향했습니다. 도착하자, 신발 벗고 손을 위로 번쩍 들고 신명나게 기도를 드렸습니다. 곧 대낮에 불갈기가 쏟아지면서 순간적으로 치유가 됐습니다. 참 영묘한 일이 아닐 수 없죠. 그러나 사실입니다. 치유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완벽한 진실입니다. 잠을 잘 수 없었는데 자게 됐습니다. 걸음을 할 수 없었는데 걷게 됐습니다. 지금 이 나이까지 약 안 먹고 건강하다는 것이 반증입니다. 이런 점을 미루어 확실히 하느님의 존재를 인정하게 됐습니다. 자연스레 순종하고 충성해야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밀려왔습니다.

하느님의 이 같은 은혜에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당초 하느님이 태권도에 대한 기회를 주셨으니 태권도 분야에서 어떤 기여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태권도 교본을 출간하게 됐고 세계인의 태권도 도시 태권도원을 설립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영구히 세계에서 자리 잡을 수 있는 태권도 단체를 만들어 종주국으로서 위상과 권세를 세계에 뿌리내리길 희망합니다. 물론 이 일을 진행하는데 있어 많은 시간이 소요됐지만 현재는 그 속도가 더욱 빨라져 잘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목회활동은 어떻게 하고 있나. 또 신앙인으로서의 종교관과 태권도인으로서의 태권도관의 연관성이라면.

“태권도가 그 동안에 우리에게 정신적인 영향을 준 것은 매우 크다고 봅니다. 저 역시도 그것을 경험했습니다. 한편, 이 땅에선 많은 이들이 신앙을 가지라고 종용합니다. 저는 이런 설득을 아주 부정적인 시각으로 봤습니다. 충분히 겸손하고 정직하고 온유하게 사람과 친교를 나누고 살았는데, 기독교를 믿으라는 얘기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런 인격을 갖추게 된 배경은 저에게 정신적으로 지대하게 영향을 미친 태권도 때문입니다.

그런데 몸이 갑자기 숨을 못 쉬는 순간이 왔을 때 한없이 나약해졌고 연약해졌습니다. 어떻게든지 한 번 더 살고자 하는 욕망이 강했습니다. 여태껏 거부하던 기독교를 받아들였습니다. 막상 다니다 보니 기독교가 지향하는 정신적 가치와 태권도가 추구하는 철학들이 일맥상통했습니다. 유사점이 많았죠. 이제는 생각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 생각을 넘어서 동적으로 살게 됐습니다.”

-‘태권도교본 정신문화편’을 펴냈다. 스포츠 태권도가 대세를 이루는데, 굳이 태권도 정신문화를 강조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지금 태권도 수련생이 1억 명 정도 추정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만, 경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10%로 미만이라고 볼 때, 시각적으로 스포츠태권도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태권도 인들이 1억 명이 있다고 한다면 경기를 하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실제 생활의 원천은 태권도인으로서 바르게 세상을 살고 세계 평화를 위해 움직일 수 있는 정신에서부터 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 정신을 매우 숭고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1978년도에 일본 가라테가 우리나라 태권도와 친선경기를 하자고 제안했을 때 6명의 선수가 나왔습니다. 내외신 기자가 한 70명 정도가 국기원 앞에 군집했죠. NHK는 아예 직접 현장중계를 하면서 태권도와 가라데 중 무엇이 우월하냐는 흥미로운 문제를 두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가라테가 2회전에서 전부 KO로 패했기 때문에 가라데 회장이 나와서 마이크에 대고 태권도가 가라테보다 우월하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다들 빠져나갔죠. 어떤 젊은 기자만 빼놓고요.

그 기자가 저에게 찾아오더니 태권도와 가라테의 차이점이 뭐냐고 묻더군요. 저는 정저인 것과 동적인 것의 차이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가 겨루기를 하는 데서도 스포츠 태권도에도 역시 동적인 것이 정적인 것을 항상 이겼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생활에도 적용시킬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 본들 동적인 것, 행동으로 실천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죽은 시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하나의 태권도 동작에서 우리가 그 목적을 인식하고 태권도 동작을 취하던지 하면 정신적인 수련에 있어 큰 교훈을 얻고 인성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성향이 온화하게 바뀌면 모름지기 사회에서 존경받는 태권도인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태권도에 있어 정신에 대한 요소를 중점적으로 다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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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동작에 단순히 의미만 부여하지는 않았으리라 본다. 대의명분과 태권도인 전체의 합의를 얻으려면 철저한 고증과 더불어 태권도 역사 및 민족사관과 그 궤를 같이해야 설득력을 얻는다. 이런 과정들이 뒷받침 된 것인가.

“사실은 그동안에 가라테 쪽에서 태권도가 영향을 많이 받아 왔고, 태권도를 해 온 것도 우리나라 5대 정신을 계승한 것도 아닌 익숙하지 않은 용어로 대체했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태권도가 하나의 어떤 법적인 근거를 토대로 질서를 잡으려면 헌법에 중심이 되는 5대 정신이 필요했습니다. 또 우리의 말로 우리들이 이해할 수 있는 그런 표현으로 되야 한다. 옛날에 어렵고 난해한 문구를 써가는 것은 옳지 않다. 제가 저술한 5대 정신부분도 우리나라 헌법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그 태권도 정신에 대한 가치를 보다 선명하게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제 생각은 불멸의 진리도 아닐 뿐더러 제가 설파한 기준들 외에 더 이상의 기준은 없다는 식의 독단적인 기록을 피했습니다. 앞으로는 태권도 박사님들이 많이 배출되고 고로 더 좋은 정신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 됩니다. 다만, 한 가지 당부의 말은 정신문화를 주입식의 교육으로 치부하기 보다는 실질적인 가치를 담았으면 좋겠다고 부탁합니다.”

-태권도정신문화 교본이 태권도 정신적 가치를 정립했다고 보기엔 미진하다. 명확한 가치정립을 위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점은 높이 산다. 어떻게 바이블로 완성지어갈 것인지 궁금하다.

“앞서 말했듯이 지난해 11월 엘부르스 컵 태권도 챔피언쉽에 참가했을 때였습니다. 어느 9살의 꼬마가 경기 위원회로부터 받아서 종이에 뭔가를 기록하는 것을 봤습니다. 다가가서 뭐하느냐? 라고 물어보니 태권도 경기에 관한 실질적으로 경기 위원으로 참여를 해서 자기가 페이퍼를 기록한다고 하더군요. 괄목했습니다. 사실상 우리나라 태권도계에서는 이런 시도들이 없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도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심판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지 또 어떻게 하면 이 대회가 정말 창대하게 열릴 수 있는지 운영에 관해 전반적으로 가르쳐서 이 학교를 졸업한 사람은 어디 어디서든지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들어 태권도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더 부흥되고 발전되면 태권도 정식문화원 커리큘럼과 학점 은행제를 도입, 졸업장, 자격증 발급을 통해 공신력을 높이고 제도적으로 확립시켜 반석위에 잘 닦긴 그런 정식문화원을 만들고 싶습니다.

-향후계획은?

“그동안 태권도 제도권에서 머물다가 다른 길로 향방을 정한 것은 어느 정도 경지에 도달했으면 다른 사람이 하지 못한 일들을 좀 더 고찰하고 발견하는 것으로 태권도 부흥에 힘써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고 그것을 실천에 옮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이것의 일환으로 부단히 노력해 힘이 닿는 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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