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문화로 `지식한류`의 경쟁력 갖춰야”

한국의 미래 주제로 강연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

image_readtop_2014_568927_13972027341295697“한국은 고유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지닌 독특한 전통문화를 지녔다. 얼마든지 전통문화 속에서 보편적인 소재를 계발해 세계화시킬 수 있다.”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아는 외국인`으로 통하는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교수가 한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지론을 폈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11일 `한국의 미래는 과거에 있다`는 주제로 열린 한중우호협회 특별강연에서 “전통문화로 `지식한류`를 조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저서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 등을 통해 꾸준히 한국 전통문화의 세계화를 주창하는 그는 “순간적인 흥미나 즐거움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대변되는 한류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는 “노래, 춤, 화장품 위주의 한류보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주 콘텐츠로 하는 `지식한류`를 이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한류가 비전과 희망을 제시해줄 때 그 지속성과 파급력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전통문화에 답이 있다”며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려면 먼저 과거로 돌아가라”고 덧붙였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한국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재발견하고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선시대의 부정적 이미지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과거에 좋은 행정, 외교정책 등 전통문화 속 우수한 사례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이를 잘 발굴해 현대에 맞게 활용해야 하고, 이것이 곧 지식한류의 출발점”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조선시대의 사랑방 문화가 추구했던 `수평적 소통`과 같은 가치는 결국 페이스북으로 현대화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예(禮)의 본질과 의의, 내용의 옳고 그름을 탐구하는 학문인 예학도 훌륭한 한류 상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다산 정약용과 연암 박지원 같은 조선의 대표적인 학자들도 세계에 더 많이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한의학의 자연친화적인 치료법, 전통 한옥의 뛰어난 미적 감각, 도덕성과 윤리를 목숨과 같이 여겼던 조선의 선비 등 수많은 분야에서 세계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한국의 한류는 결국 외국발 상품과 문화를 재가공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이제 모방을 넘어 창조를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아시아에 끌려 예일대 중문과에 진학했다. 학부 시절 대만국립대 교환학생으로 1년간 대만에 머물기도 했다. 1991년 일본 도쿄대로 건너가 비교문화학 석사를 취득했다.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한일 중국통속소설 수용 과정 비교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으로 건너왔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학부 시절부터 동북아를 중심으로 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이 될 거란 막연한 느낌이 있었다”면서 “오늘날 한류란 흐름 속엔 전 세계 사람들의 한국 탐험에 대한 욕구가 들어 있다. 내가 중국과 일본 문화에 대한 탐구를 거쳐 최종적으로 한국에 닻을 내린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인과 결혼한 그는 장인으로부터 `이만열`이란 한국 이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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