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春秋] 새정치민주연합, ‘구태 결별’ 실천이 관건이다

이기백 발행인

김한길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통합신당 창당준비위원회 발기인대회를 열어 통합신당의 명칭을 ‘새정치민주연합’(약칭 새정치연합)으로 확정한 데 이어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창당준비위 신고서를 접수하고 본격적인 창당 절차에 들어갔다.

이기백3오늘(18일) 경기도당 창당대회를 시작으로 23일까지 6개 지역에서 시·도당 창당대회를 개최하고 오는 26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어 신당 창당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김한길 대표와 안 의원이 신당창당에 전격 합의한 지 2주만이다. 이로써 국회 의석수 130석의 새정치연합이 6·4 지방선거를 80일 남짓 앞두고 출항을 위해 닻을 올린 격이다.

통합신당은 16일 채택한 창당발기 취지문에서 민주적 시장경제 지향, 민생을 보장하는 정의로운 복지국가 추구,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추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의한 평화통일 준비를 선언했다. 나아가 “성찰적 진보와 합리적 보수를 아우르고 모든 국민을 통합해 강하고 매력적인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혁신과 새정치를 강조했다. 새정치로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주겠다며 ‘낡은 정치’와는 결별을 선언한다고 했다. 낡은 정치와의 결별은 온 국민이 바라는 시대적 과제가 돼 있는 만큼 새정치를 앞세운 신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크다고 하겠다. 신당 측의 설명대로 ‘소금과 같은 맑고 깨끗한 새정치’로 우리의 정치문화가 환골탈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선거를 앞두고 한 배에 몸을 싣긴 했지만 신당은 아직 당의 비전과 정체성 등을 명문화한 정강·정책이나 당헌·당규를 성안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부터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측이 본격 협의에 들어간다고 하지만 양측의 이견과 이해관계 충돌로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앞으로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전략적 조합, 평화통일 정책기조 등을 둘러싸고 계파간 논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발기인 대회에 앞서 열린 민주당 의총에서는 친노세력이 “신당에 친노·종북 의원은 빠지라”고 한 조경태 최고위원에게 사과를 요구하면서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고 한다. 당내 계파갈등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지붕 두가족’이 된 모양새이긴 하지만 향후 지분 다툼 등이 불거지면 ‘한지붕 세가족’ ‘한지붕 네가족’의 복잡한 양상을 띠지 않으리라고 보장하기도 어렵다.

통합신당이 이런 근원적인 갈등과 한계를 훌훌 털어내고 새정치 세력으로 거듭나려면 말과 구호의 성찬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혁신을 실천하는 모습을 몸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선거 때만 되면 난무하는 새정치 다짐에는 이미 신물이 난지 오래다. 본질은 그대로 두고 외피만 바꿔놓고 새정치를 외쳐선 국민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

민생을 보살피고,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민생과 혁신의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 새정치 실천으로 국민에게 얼마나 감동을 줬는지는 당장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의 냉정한 평가가 내려질테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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