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통합신당, 출발부터 ‘기우뚱’

양측 '새정치'표방에 "글쎄"...당대당 통합 vs 민주당해산후 합류 '불씨'

▲ 김한길 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새정치연합 지도부 연석회의에서 양측 지도부를 바라보고 있다.

▲ 김한길 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새정치연합 지도부 연석회의에서 양측 지도부를 바라보고 있다.

‘제3지대 신당창당’을 통한 통합을 선언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첫 연석회의를 갖는 등 후속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내부의견 조율과 통합방식 등에서 벌써부터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은 5일 처음으로 가진 연속회의에서 한목소리로 “새정치와 민생 등 큰 것을 지켜나가고 기득권과 같은 작은 것들은 서로 내려놓고 가기로 했다”고 입을 모았지만 새정치연합은 물론 민주당 내부 일각에서조차 회의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다.

안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민주당이 기초선거 공천권을 내려놓고 스스로를 비워 함께할 수 있었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국민의 삶을 위한 마음을 지킬 때 새 정치의 그릇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도 “안 위원장의 이번 결단이 우리 정치를 새롭게 바꿔내고 2017년 정권교체를 실현, 나라를 바로세우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새 정치를 열망하는 안철수의 꿈은 이제 현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민주당이 과연 새정치?” vs “새정치연합에 이렇게까지 양보해야하나?”

그러나 윤여준 새정치연합 공동위원단장 의장이 지난 2002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최규선씨에게 20만 달러를 받았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유죄판결을 받은 민주당 설훈 의원이 신당창단준비단장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보이고 있다.

윤 의장은 한 인터뷰에서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말하는 새정치가 뭔지 모르겠다”며 “새정치를 한다면서 민주당의 신당창당준비단장을 도덕적 흠이 있는 인물로 내세우는 게 말이 되느냐”고 강한 불만을 터트린바 있다.

김성식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은 아예 안 위원장 곁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새 정치의 뜻을 잃지 않는다면 통합도 나름 길이 될 수 있다. 잘 되길 기원한다. 어느 길이 절대 선인지 가늠할 능력조차 내겐 없다”며 신당합류 거부 의사를 밝힌바 있다. 김 위원장 외에 아직 합류거부 의사를 밝힌 인사가 없지만 내부적으로 ‘민주당과의 합당이 새정치냐’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부도 마찬가지다. 김광진 의원은 “절차적 민주주의가 지켜지지 않으면 결과에 대한 신뢰도 담보할 수 없다”고 반발했고, 당 내 일각에서도 ‘새정치연합에 그정도로 퍼주면서 까지 통합해야하나’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날 연석회의에서도 6·4 지방선거 공천 문제와 관련 “공천지분을 놓고 줄다리기 같은 것을 하지 않았다. 공천은 지분에 관계없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최적·최강의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데 공감했다”는 김 대표의 발언도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 ‘당대당 통합’ vs ‘민주당 해산후 합류’

당 통합 방식을 둘러싼 양측의 기싸움도 관건이다. 
 
안 위원장은 부산에서 가진 통합신당 설명회에서 “합당 형식이 아니다. 제3 지대에서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해산 후 신당합당 방식을 염두하고 있음을 밝혔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도 “제3신당 창당이라고 하면 논리적으로 나오는 게 민주당의 해산”이라고 전제하며 “안 위원장도 신당 창당 합의 당시 민주당이 해산하고 합류하는 것으로 이해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은 ‘당대당 통합’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훈 민주당 측 신당창단준비단장은 “법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들이 걸려 있어 민주당 해산 후 신당 합류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표면적으로는 당을 해산하고 신당에 합류하면 직전 총선 득표율에 따른 국고보조금이 지급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당대당 통합’이 124석의 의원을 보유한 민주당이 2석 뿐인 새정치연합과의 기싸움에서 유리하다는 계산도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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