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형, 국기원장 사직 관련 공식입장 표명

“나의 소망이 완전히 무너졌다...생각하는 방향으로 국기원을 이끌 수 없었다”

a52b20e566579131c5d16dde51712d02_c국기원, 이규형 전 원장이 사퇴와 관련, 자신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 전 원장은 4일자 ‘태권도 가족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내용으로 A4 용지 약 3장 분량의 원고를 이메일로 통해 언론매체에 전해왔다.

이 전 원장의 보내온 내용에 의하면 자신이 사퇴한 배경에 대해 4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로인해 “자신의 소망이 완전히 무너졌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언론매체로 통해 사표를 제출하게 된 배경으로 ▲이근창 전 사무처장의 복진 건 ▲노순명 행정부원장 임명 과정 ▲노순명 행정부원장의 연임 포기와 사의표명 건 ▲행정부원장의 추천하는 과정에서 홍문종 이사장과의 갈등 등을 언급했다.

다음은 이 전 원장이 사퇴의 배경에 대해 전달한 서신 전문이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태권도 가족 여러분!

먼저 국기원의 정상화와 태권도계의 화합을 염원하는 태권도인 여러분들의 여망을 제 자신의 부족함과 부덕의 소치로 실현하지 못한데 대해 죄송한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저는 지난 8월 19일부터 약 2개월간 국기원 원장직무대행으로 근무하였으며, 10월 27일 이사장님의 추천과 이사님들의 만장일치로 원장 직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국기원 원장이라는 자리는 태권도인 들에게 가장 영광스러운 자리인 동시에 전 세계 태권도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막중한 책임을 가진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태권도 외길인생을 살아온 저에게는 한없이 영광스러운 자리인 국기원장 직을 수락하면서 제 나름대로 국기원이 정상화 되고 목적사업인 WTA(세계태권도아카데미), 교육, 연수, 연구, 심사제도 개선, 품새의 정립과 이에 따른 새로운 품새개발, 마케팅, 홍보, 성지화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국기원의 위상을 제고하여 명실상부한 세계태권도본부로서의 역할을 다하도록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고민을 거듭해 왔습니다.

저는 2010년 국기원이 특수법인으로 전환된 1기 집행부에서 3년간 운영이사로 활동하면서 국기원 운영에서 원장과 행정부원장, 연수원장 등 상근임원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게 됐습니다.

행정부원장은 실무에 해박한 지식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업무처리에 합리적인 생각과 공과 사의 분간이 분명해야 하고 조직의 화합을 우선해 이를 바탕으로 전 직원이 국기원과 태권도의 발전에 매진할 수 있도록 이끌면서 원장이 잘못하는 일이 있을 때 이를 바로잡도록 직언하여 국기원이 설립목적에 부합하게 운영되도록 이끌어 국기원의 중심을 잡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연수원장은 세계태권도본부라 자임하는 국기원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자리로서 태권도지도자의 연수, 교육, 연구, WTA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연수원장은 태권도 고단자로서 태권도 교육기관에서 지도자 양성 및 연구경험이 있는 분이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소신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저의 소망은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첫째, 원장직무대행을 맡은 시기에 일부 인사들이 특정인사 한 사람을 위해 정당한 절차를 무시하고 규정 개정을 위한 운영위원회 개최를 집요하게 요구했을 때, 저는 국기원 자문변호사에게 받아 놓은 이 문제에 대한 자문 문서를 확인 하였고 자문결과에 따라 재판에 계류 중인 사안이므로 재판의 판결 결과에 따라 절차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법원이 판단을 내리기 전에 국기원의 규정개정 및 특정인사의 복직을 논하는 것은 행정절차를 무시하는 편법이기에 반대 한바있으며,

둘째, 몇 몇 사람들이 임원 2명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으로 특별위원회를 긴급 구성하자는 문제였습니다. 특별위원회 규정 제1조(목적) 규정은 정관 제42조에 의한 특별위원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사항으로 사회 각계각층의 유력인사 및 전문가를 위촉하여 국기원 발전과 위상강화를 목적으로 한다고 적시돼 있습니다. 이 특별위원회 구성 역시 국기원 발전을 위한 구성이 아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때마다 정면 돌파의 의지로 원장이라는 명예보다는 원칙과 소신을 지키기 위해 원장직 사임이라는 배수진을 치며 외롭고 힘든 싸움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셋째, 행정부원장, 연수원장 관련하여 저는 정관 제8조(임원의 선임) 제3항 부원장은 이사 중에서 원장이 추천하고 이사장이 임면하여 이사회에 보고한다. 에 입각하여 과거 전국체전 여러 차례 우승 경력과 인천광역시체육회 사무처장, 인천광역시태권도협회 회장 등 학식과 덕망을 고루 갖춘 노순명 이사를 상근임원인 행정부원장 후보로 추천했습니다.

행정부원장을 임명하는 과정도 순탄치는 못했습니다. 임명권자께서 추천하신 분과 함께 국기원을 운영해서는 국기원의 발전을 위한 저의 구상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생각으로 임명권자와 두 차례에 걸쳐 독대하면서 국기원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제가 추천한 인사들로 임명해 줄 것을 간청했지만 상근임원 임명권을 가진 임명권자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결국 서로 한 발짝 양보하는 식으로 행정부원장은 제가 추천한 노순명 이사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사회에서 노순명 이사의 재신임과 관련하여 투표를 거치지 않고 위임받아 선임된 7명의 신임 이사들의 선출 사례를 들면서 위임해줄 것을 제안했으나 일부 이사들이 노순명 부원장의 이사직 연임을 저지하기 위해 신임투표로 연임을 결정할 것을 주장했고, 급기야 노순명 부원장은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명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에 노순명 부원장을 추천한 원장인 저는 큰 충격을 받았고 또한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게 되었습니다.

넷째, 이후 노순명 이사가 12월 24일 부원장 직을 사임을 한 이후, 저는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겪지 않고 저의 임기까지 함께 국기원을 이끌어 갈 부원장을 추천하기 위해 태권도 고단자 및 지도자, 전국 시도협회 회장단, 전국 태권도학과 교수님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많은 분들의 자문을 받고 현재 이사님들 중에서 저와 함께 국기원의 발전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는 분들 중 고민을 거듭하다가 저와 호흡을 맞춰 국기원의 발전을 모색할 수 있는 행정능력과 태권도 이론, 실기능력이 뛰어난 인사를 행정부원장으로 품의서를 작성하여 추천을 하고 임명권자의 결심을 기대했지만 임명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추천한 후보가 행정부원장으로 임명되지 않는다면 국기원을 제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자신이 없고, 더 이상 원장 직에 머무르는 것은 국기원의 발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제 일신의 안위만을 위해 자리 지키기에 급급해 하며 저와 뜻이 다른 행정부원장과 일하는 것이 저의 양심상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2013년 12월 31일 사퇴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하며, 더 이상 원장 직을 수행하는 것이 국기원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단을 하게 됐습니다. 저의 신념(信念)만으로 국기원의 안정을 바라는 세계태권도인들의 염원을 외면할 수 없고, 저의 능력으로 임명권자님과 이사님들을 설득시킬 자신이 없어 원장 직을 사퇴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물론 이런 저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런 비판에 대해서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모든 책임이 저에게 있음을 통감할 것입니다.

그러나 태권도와 국기원의 정체성, 그리고 태권도인으로서의 자존심, 학자로서의 양심상 도저히 허락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이런 판단을 내린 것이라는 변명을 하면서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태권도인 여러분!

국기원의 임원들은 임기가 끝나면 바뀝니다. 하지만 국기원과 태권도는 세계인들로부터 태권도의 수련가치를 높게 평가 받으면서 영원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국기원 원장이라는 직책은 태권도인들에게 명예롭고 영광스러운 자리입니다. 그러나 개인의 영예보다는 태권도인으로서 국기원의 정체성 확립과 태권도인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동시에 국내는 물론 국제무대에서 타 무술과 심각하게 경쟁하고 있는 시기에 태권도의 발전과 수련인구 저변확대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신념입니다.

또, 국기원장은 국기원을 전 세계 태권도인들을 품에 안을 수 있도록 연구하고 노력하여 필요에 따라서 세계 각국을 순회하면서 정신과 철학을 실천하는 교육을 전파하는 것뿐만 아니고 민간외교 역할까지 수행해야 하는 막중한 의무를 지닌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부덕의 소치로 앞에 놓여 있는 난관을 극복하지 못하고, 국기원 원장이라는 막중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음을 말씀드리면서 아울러 그동안 저를 성원해 주신 전 세계 태권도인들과 저를 추천해 주신 홍문종 이사장님, 그리고 저의 임명에 동의해 주신 이사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과 아울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국기원 직원 여러분들에게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길지 않은 시간동안 저를 믿고 따라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랑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이 자리를 빌려 전해 드립니다. 여러분 모두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기원이 세계태권도본부라는 역사적, 사회적 의미를 재인식하고 태권도 발전에 온 열정을 쏟아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비록 저는 국기원 원장이라는 영예스러운 자리에서 물러나지만 태권도를 떠난 것이 아닙니다. 태권도는 저의 인생이며, 생활 그 자체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태권도란 상대방을 높이여 귀중하게 여김을 뜻하는 존중(尊重), 남을 존중하고 자신을 낮추는 태도가 있음을 뜻하는 겸손(謙遜), 일에 대한 온 정성과 힘. 전력을 뜻하는 최선(最善), 올바른 길. 정당한 도리를 뜻하는 정도(正道), 거짓이나 허식이 없이 마음이 바르고 곧음을 뜻하는 정직(正直)의 정신으로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사람이 행하여야 할 올바른 예(禮)와 도(道) 즉 자아(自我)완성을 위한 심신수련(心身修鍊)을 연마 하는 무도라고 생각합니다.

국기원을 떠나더라도 지금까지 태권도를 사랑하는 저의 발걸음은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한결 같이 태권도 정신을 바탕으로 마음가짐과 행동의 실천을 통한 연구와 교육을 통해 태권도의 발전과 저변확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서 태권도인의 길을 걸어갈 것입니다.

태권도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언제 어디서든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열심히 연구하고 뛰어다닐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1월 4일

이학박사 이 규 형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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