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이 최초로 태권도 4단 취득

내년 3월 국기원에서 있을 사범연수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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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을 전혀 볼 수 없는 1급 시각장애인이 태권도 공인 4단을 취득해 화제가 되었다.

지난 14일 국기원에서는 태권도 공인승단심사를 실시했었다. 많은 이들이 심사에 응시를 했었고, 그 응시자들 중 1급 시각장애인 김주호(50)씨가 있었다.

이날 김씨는 공인4단을 응시하기 위해 왔고, 심사 응시 후 당당히 합격을 취득했다.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 태권도를 한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그것도 태권도 사범이라고 할 수 있는 ‘단’을 취득해 태권도지도자들에게는 깜짝 놀란 일이었다.

국기원에서는 4단에 성공한 시각장애인은 김씨가 최초라고 밝혔다.

김씨는 7년 전부터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 위치하고 있는 명륜태권도장 조찬우 관장에게 지도를 받아왔다. 3년쯤 전에 환경이 중요하다며 경기도 여주시에 이사를 했지만 이사 후에도 지속적인 운동을 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4단을 응시하게 된 것이다.

또한 김씨는 태권도뿐만이 아닌 해동검도를 비롯하여 합기도 2단, 특공무술 2단이라는 놀라운 실력을 지닌 무예인이다.

김씨는 28살이 되던 때에 약물에 의한 급성 녹내장으로 실명을 했다. 낙천적인 성격이라 처음에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점점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마흔 살에 늦장가를 간 그는 아내가 너무 잘 먹여서 그런지 슬슬 살도 찌는 것 같고,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마침 동네에 태권도장이 생겨 다니게 되었다고 한다.

김씨의 태권도 스승인 조찬우 관장의 말에 의하면 “처음 김주호씨가 아내와 함께 저희 도장을 찾아 왔을 때 솔직히 조금 놀라웠다. 김씨 이전에 청각장애인을 가르쳐본 경험도 있었고, 현재도 발달장애를 가진 6명의 제자들도 가르치고 있지만 시각장애인은 처음이었다.”고 말했고, “다른 도장에서는 받아주지 않는다며 간절히 부탁을 하기에 조 관장 본인도 시각장애인을 어떻게 가르칠지 몰라 난처했지만 그래도 해보자며 시작하게 된 동기이다”라고 말을 이었다.

조 관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김씨가 시각장애인이라 비장애인보다 균형 감각이나 회전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만 개인지도 하다시피 그를 도왔다고 말했다.

특히 태권도는 1단에서 2단이 되려면 최소 1년의 수련기간을 두는 것처럼 4단이 되려면 아무리 빨라도 7년의 수련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김씨가 부단히 노력해 왔다며 이를 형언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내년 3월에 국기원에서 있을 사범연수를 받을 계획이라고 한다. 사범으로 활동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시각장애인들도 자신처럼 태권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활동도 하고, 시각장애인들이 태권도를 쉽고 친근하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볼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힌다.

김씨가 처음 태권도를 하려고 하니까 주위에서 많이들 말렸지만 그는 시각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증명한 셈이다. 그가 살아온 삶을 보면 다양하다.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며 직접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이기도 했고, 동인들과 함께 시집을 내기도 한 시인이기도 하다. 또한 소설로도 등단하고픈 욕심을 내기도 한다. 그가 보여주는 도전을 보면 시각장애인들뿐만이 아닌 비장애인들에게도 희망을 전하는 파수꾼으로 보인다. 태권도로도 우리나라 최초의 시각장애인 사범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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