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중 감독 “인도네시아를 태권도 신흥 강국으로 만들터”



   
 

"인도네시아를 태권도 강국으로 만들겠습니다."

국기원 해외파견사범으로 인도네시아에 파견돼 현재 인도네시아 품새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는 신승중(41·6단) 감독이 27일 국기원을 통해 태권도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인도네시아 태권도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6월20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주니어태권도 품새 선수권대회에서 남·여 단체, 창작 품새 남자 개인, 남자 단체 등 부문에서 4개의 동메달을 차지했다.

당시 대회에 출전했던 6명의 선수가 모두 메달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인도네시아가 오픈대회를 제외한 국가대항전 성격의 품새 국제대회에서 4개의 메달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품새 국제대회에서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열린 ’2012 포천 세계대학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단체 동메달, ‘제7회 세계태권도 품새 선수권대회’ 창작품새 여자 개인에서 동메달 등을 휩쓸며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태권도 약소국이었던 인도네시아를 지금의 위치까지 끌어올린 인물은 다름 아닌 신 감독이다.

신 감독은 지난 2005년부터 국내 겨루기 상임심판으로 활동해왔다. 그 사이 각종 품새 전국대회에서 입상하며 태권도인으로서의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왔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신 감독은 국기원 해외파견사범 모집에 응시했고 합격 통지서를 받아 들었다. 그와 인연을 맺게 된 행운의 국가는 인도네시아였다.

신 감독은 2011년 12월 인도네시아로 향했다. 이후 태권도 불모지에서 희망의 꽃을 피우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왔다.

약 2년이 흐른 지금 신 감독의 존재감은 이미 인도네시아 사회에 널리 퍼져있다.

김영선 주인도네시아 대사는 "신 감독의 활약 덕분에 인도네시아에 태권도 바람이 불고 있다"며 "신 감독이 가르친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입상하면 그것이 곧 인도네시아의 국가 위상과 직결되고 있다. 이로 인해 태권도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신 감독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 감독은 "(한국에서)태권도장을 10여 년간 운영하면서 항상 해외에서 태권도를 지도하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 태권도를 하는 사람으로서 한국의 고유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태권도 발전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국기원에서 해외파견사범을 모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원하게 됐고 합격의 영광을 누리게 됐다. 최종합격 소식을 듣던 날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기뻤다"고 태권도 알리기를 향한 그의 뜨거운 열정을 드러냈다.

성공을 일궈내기까지 말 못할 어려움도 많았다. 신 감독이 원했던 일이었지만 해외에서 태권도를 가르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신 감독이 인도네시아에서 태권도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아내와 두 자녀의 동의가 필요했다. 그는 6개월간 끈질긴 설득을 거듭했고 결실을 맺었다. 가족 모두가 인도네시아행을 택했다.

신 삼독은 "내가 간절히 원하던 해외파견사범이 됐지만 인도네시아행은 가족 모두에게 큰 모험이었다"며 "지금은 아내와 아이들 모두가 인도네시아에서 잘 적응하며 살고 있다. 직장을 포기하면서까지 나를 따라준 아내와 새로운 환경에서도 학교생활을 잘 해주고 있는 아이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태권도 변방’ 인도네시아의 환경은 열악했다. 겨루기에 비해 품새 선수층이 얇았고 품새를 가르칠 수 있는 전문 지도자 역시 부족했다.

신 감독은 품새 선수를 육성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인도네시아 각 지역을 돌며 품새를 가르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그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선수들은 각종 품새 국제대회에서 서서히 상위권에 오르기 시작했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선수들에게 나는 이방인이다. 선수들과의 스킨십을 통해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를 위해 라마단(이슬람 금식기간)이 진행되는 1개월간은 나 역시 해가 뜨고 질 때까지 물 한 모금 안 마셨다. 선수들과 하나가 되기 위한 그간의 노력들이 지금의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새로운 도전은 계속 된다. 신 감독은 최근 어학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의 태권도 수준이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인도네시아의 가능성을 봤다. 그리고 저력을 믿는다"며 "인도네시아 국민들과 평생을 함께 하면서 우리나라의 태권도를 인도네시아에 깊게 뿌리내리고 싶다. 인도네시아를 태권도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약 2억4000만 명에 달한다. 세계 인구 4위에 해당한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나라 인도네시아에서 신 감독은 태권도를 보급하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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