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훈, 태권도 꿈나무들 멘토로 나서다



   
 

"저도 대훈이형 같은 국가대표가 될래요.”

25일 오전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정문 앞에선 박동하(10·가명), 이지훈(10·가명)군은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국민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진행하는 ‘함께 Green 꿈’ 캠페인의 두 번째 멘토로 나선 태권도 국가대표 이대훈(21) 선수를 만나러 왔다. 이 선수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지난해 제20회 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 금메달, 런던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수상했다.

‘함께 Green 꿈’ 캠페인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재능을 키워나갈 기회가 부족한 100명의 아동·청소년에게 각 분야 대표 멘토와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특히 동하(10·가명)는 며칠 전부터 태권도장 친구들에게 자신의 영웅인 이 선수를 만난다고 자랑했다. 동하는 이 선수의 경기영상을 보고 태권도 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잠시 후 이 선수가 등장하자 동하와 지훈이는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였고, 말수가 줄었다. 하지만 어색함도 잠시, 태권도 훈련장에 들어서자 두 아이의 눈빛은 달라졌다.

이 선수는 곧 바로 아이들을 체육관 한쪽에 있는 샌드백 앞으로 데려가 발차기를 해보라고 했다. 심호흡을 한번 하고 동하가 옆차기를 날렸다. 이 선수는 “어린 나이인데도 자세가 좋다”며 격려한 뒤 “훈련할 때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동하의 손 보호대를 바로잡아줬다. 이 선수는 두 아이에게 “선수생활을 하다보면 경쟁 속에서 지칠 때가 많지만 태권도를 좋아하는 마음을 잃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운동을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훈군은 “이대훈 선수를 만나고 태권도를 하는 것이 더 자랑스러워졌다”며 “국가대표가 되지 못하고, 태권도 사범만 돼도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관계자는 “이 아이들에게 태권도는 평생 하고 싶은 즐거운 일”이라며 “하지만 현실적인 장벽에 막혀 꿈을 포기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동하는 지난해 서울 등촌동 복지관 무료 태권도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초등학교 태권도 선수단과 겨루기 시합을 했다. 뛰어난 기량을 보이는 동하에게 신남초등학교 코치는 선수단으로의 입단을 제의했다. 그러나 정부에서 받는 수급비로 네 식구가 살아가는 동하에게 선수단 입단은 어려운 일이다. 동하의 아버지는 8년간 투병생활 끝에 4년 전 동하의 곁을 떠났다.

어린이재단 관계자는 “아이들의 꿈이 소개됨으로써 많은 후원자들이 아이들의 어려운 환경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후원문의: 초록우산어린이재단 02-325-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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