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태권도가 진짜 한류 원조”



   
▲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인더스트리시티의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제20회 로스앤젤레스 국제태권도 페스티벌에 참석한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태권도의 대부’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은 "태권도가 한류 1호이고 원조"라면서 "전 세계에 나가서 태권도를 보급한 한국인 사범들이 바로 한류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동쪽 근교 도시 인더스트리시티의 인터스트리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제20회 로스앤젤레스 국제태권도 페스티벌을 참관하러 온 김 전 부위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태권도가 ‘한류’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대한태권도협회장,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대한체육회장,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IOC 집행위원 및 부위원장을 지냈고 올림픽과 태권도, 그리고 세계 스포츠의 살아 있는 역사라는 평가도 받는다.

김 전 부위원장은 "태권도의 오늘날은 한국인 사범들이 만든 것"이라면서 "우리 사범들이 해외 나가서 태권도를 보급한 게 서울올림픽 시범 종목에 이어 시드니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바탕"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중국 우슈도, 일본 가라데도 그렇게는 못했다"면서 "그때 한류란 말이 없었지만 따지고 보면 태권도는 한류 1호고 한류 원조"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미국을 자주 오가는 김 전 부위원장은 "세계에서 가장 태권도인이 많은 미국은 태권도에서도 아주 중요한 나라"라면서 "그런데 미국을 잘 챙기지 못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국기원이 종주국 본산으로 강력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한 김 부위원장은 미국에서 ‘한국 국기원 단증이 필요없다’는 태권도인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태권도가 올림픽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탄탄하다고 자신한 김 전 부위원장은 그러나 방심하면 안된다는 진단을 내놨다.

"태권도는 IOC에 강력한 우호 세력이 있다. 부위원장 네 사람이 태권도에 우호적이고 집행위원 절반 이상이 태권도를 보호하고 있다"고 소개한 김 전 부위원장은 "종목 자체도 매력이 있어야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역시 IOC 내부의 우호세력 여부인데 그런 게 없었다면 태권도가 제일 먼저 퇴출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레슬링이 퇴출된 것은 바로 그런 우호 세력을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김 전 부위원장은 설명했다. 그는 "세상이 달라지니 IOC도 자꾸 바꾸려 할 것"이라면서 "태권도도 국제화에 더 박차를 가하고 행정도 더 투명하게 해야 하고 경기가 더 박진감이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김 전 부위원장은 종주국 한국의 태권도계 현실에 안타까운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대한태권도협회와 국기원, 세계연맹 인사들이 각각이라 맘이 아프다"면서 "각자 해야 할 일 하면서 유기적으로 잘 협조해야 하는데 취직 자리나 되어가고…개인적인 욕심이나 차리고…태권도와 상관없는 사람이 앉아 있다"고 혀를 찼다.

올림픽과 국제 스포츠에 누구보다 밝은 김 전 부위원장은 또 한국 지방정부의 국제 대회 유치 열기에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동·하계 올림픽에 월드컵 축구에 세계육상, 아시안게임 등등 다 해본 것 아니냐"는 김 전 부위원장은 "한번 하는 건 좋지만 자꾸 할 필요는 없다. 천문학적 유치비용이 드는데 그 돈으로 이제 딴 것 하는 게 낫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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