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인 성지 ‘태권도원’ 막바지 공사 한창



   
 

세계 태권도인의 성지가 될 ‘태권도원’이 다음달 말 완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로 한창이다. 전북 무주군 설천면 백운산 자락 231만4000㎡에 자리 잡은 태권도원은 한국의 대표 브랜드인 태권도의 교육·수련·연구의 중심이 된다. 태권도원은 시설물 완공 후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3월 정식 개관한다.

태권도원은 올림픽 종목인 스포츠 태권도와 무도 스포츠의 성지 개념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한국의 대표 문화 브랜드로서의 태권도 개념이 가미되면서 한류 확산에도 일조하는 시설물로 의미가 업그레이드됐다. 따라서 태권도원은 태권도 수련생 뿐 아니라 일반 연수생 및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다목적으로 지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찾은 태권도원 공사 현장은 조경 및 도로 공사와 내부 시설공사로 분주했다. 약 2100억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된 태권도원은 컬러코디네이터가 가세해 구조물의 색상까지 결정하는 등 스토리가 다양한 명품 건축물로 지어지고 있었다. 2009년 정부 발주 당시 태권도원 공사는 당시 국내 3대 공사로, 국내외 건축·설계·건설사의 관심을 끌었다.

태권도원은 크게 3개 지구로 구성돼 있다. 4500석 규모의 경기장 및 전시관으로 이뤄진 체험지구와 1400명 동시 수용이 가능한 연수원이 있는 수련지구, 그리고 고단자들의 수련 및 명예의 전당 격인 상징지구다. 체험지구와 수련지구는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상징지구는 기초공사만 하고 있다.

태권도원의 건축개념은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 속에 태권도원이 자리 잡는 한국 전통 건축철학에 근거했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연못 공사가 한창인 경기장이었다. 하지만 경기장은 자작나무와 태권도를 상징하는 철제 조각품을 감상한 뒤에야 천천히 눈에 들어왔다. 경기장은 지붕을 삼태극으로 둘러 빗물을 받을 수 있고, 태양광 패널을 장착해 환경부로부터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받았다고 한다. 경기장 지하에는 450석 규모의 상설 공연장을 지어 태권도만이 아닌 다른 문화공연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경기장 뒤쪽에는 대규모의 전시관(박물관)이 위용을 드러냈다. 7000㎡ 4층 규모의 저 건물에 무엇을 채워 넣을지 걱정이 앞섰다. 주차장도 기타 거대 건축물의 경우와 달리 경기장 뒤편 건물 속에 숨겨져 있었다. 건물 앞에는 의례 대형 주차장이 자리하는 설계 개념을 뒤집은 모양새였다.

전시관을 거쳐 연수원으로 가는 왼쪽에 체험관이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태권도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 일반인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장소가 될 곳이다. 게임기에서처럼 유명선수들과 가상 대결도 펼칠 수 있다.

연수원은 태권도원의 핵심기능이다. 향후 국기원과 태권도아카데미가 들어서게 된다. 태권도 수련생들의 교육 및 훈련장과 숙소가 U자 형태로 자리 잡은 이곳에도 자연친화적 설계 철학이 숨어있다. 백운산 정기가 건물에 의해 막히지 않도록 1층은 연수원 마당과 소통이 되도록 뚫려 있었다. 공사를 주관하고 있는 태권도진흥재단(이사장 배종신) 박광범 시설부장은 “많은 체육인들이 이 건물 지붕에다 기와를 얹어 줬으면 했지만 서양식 건물에 기와를 얹었다고 전통양식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신 보행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꽃 담장을 설치해 전통을 살려냈다”고 말했다.

맨 위쪽 상징지구로 가는 길목엔 원래 계곡의 형태를 살려내 굽이굽이 ‘9곡8경’도 만들어냈다. 계곡을 건너는 작은 다리에는 도복띠의 6색을 상징하는 다양한 형태의 다리가 있고, 공사 중 나온 돌을 쌓아 만든 전망 좋은 곳엔 대나무밭 사이로 전통 양식의 정자가 한국미를 물씬 품고 앉아있다. 돌을 쌓는 데는 어렵게 찾은 경주의 전문가가 동원됐고, 정자도 기성품이 아니라 전통 양식대로 제대로 만들었다.

박 부장은 “태권도원의 다양한 건축물과 전통 양식을 배우려고 건축학과 학생들의 견학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귀띔한다.

품띠를 상징하는 검정색 홍예교를 넘어서면 마침내 상징지구에 들어서게 된다. 정면 멀리 차령산맥이 둘러친 태권도원 최고의 명당이다. 하지만 이곳 공사는 언제 완공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진흥재단은 당초 태권도인들로부터 176억원의 기부금을 걷어 태권전(고단자 수련원). 명인전(명예의 전당)을 짓기로 했다. 하지만 기부금은 기업은행 협찬금 22억원을 포함, 23억원 밖에 걷히지 않았다. 실제로 태권도인들이 낸 기부금은 1억원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재단은 태권도전 앞에 한옥 회랑과 기초 토목공사만 진행하고 있다. 내년 3월 정식 오픈이 되더라도 태권전과 명인전은 볼 수 없게 된다.

이와 관련, 올해 대한태권도협회장에 취임한 김태환 의원(새누리당)은 “기존 정부예산에 조금만 보태면 태권도원을 완공할 수 있는데 마냥 기부금만 쳐다보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는가”라며 관심을 표명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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