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태권도원 완공 눈앞인데 민자시설 투자는 ‘제로’

전북 무주군 설천면에 조성 중인 ‘태권도원’이 준공을 석 달 앞두고 있으나, 관련 기관은 입주를 꺼리고 민자시설 투자는 전무한 실정이다. 세계 태권도인의 성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공기 좋은 산골에 대규모 건물만 덩그러니 서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전북도와 무주군에 따르면 태권도경기장, 연수센터 등 2301억원을 들인 태권도원 공공부문 시설공사가 오는 6월 모두 끝난다. 태권도진흥재단은 내부 설비구축과 시범운영 과정 등을 거친 뒤 내년 3월 전면 개원할 예정이다.

태권도원은 태권도의 수련과 교육, 연구를 위해 2010년부터 설천면 231만여㎡에 조성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태권도원이 완공될 경우 2016년 이후 연간 관광객이 195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곳에 입주하기로 한 기관은 현재 태권도진흥재단뿐이다. 재단은 오는 28일 무주로 이전한다. 국기원을 비롯한 관련 기관·단체는 아직까지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같은 기간에 완공될 예정이었던 상징지구의 태권전·명인관은 언제 세워질지 짐작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 건물은 기부금을 모아 짓기로 했지만 모금액이 목표액 176억원의 13%인 22억여 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재단이 70대 기업에 후원을 요청하고 있으나 기부의사를 밝힌 곳은 한 곳도 없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김윤덕 의원은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0대 그룹이 2011년 국내 스포츠계에 지출한 금액이 4276억원이나 된다고 자랑했었다”며 “대기업은 인기 종목에만 관심을 보이고 국기(國技)인 태권도에는 몹시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2017년까지 교육시설과 숙박·휴양시설, 상업시설 등을 짓는 민자유치사업도 삐걱거리고 있다. 유치액을 당초 3600억원에서 1066억으로 줄였는데도 실적은 아직 한 건도 없다. 이에 전북도 등은 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무주군의회는 최근 결의안을 내고 “상징지구 건립 사업비 중 나머지를 국가예산으로 즉시 전환해 지원하고 민자지구 개발사업비도 공공부문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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