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F “세계랭킹 상위자는 직행”…’올림픽 가는길’ 변화 예고



   
 

끊임없는 개혁으로 2020년 올림픽 핵심종목에 포함된 국기(國技) 태권도가 최고 권위의 엘리트 대회 창설과 함께 올림픽 출전권 부여 방식을 손질하는 등 다시 한번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세계태권도연맹(WTF) 관계자는 20일 "그랑프리대회의 창설로 새로운 세계랭킹 시스템을 구축하고 상위 선수에게는 국가별 쿼터에 상관없이 올림픽 출전 자격을 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WTF는 실무그룹에서 이미 완성한 세부 계획안을 오는 6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릴 집행위원회 심의 안건에 부쳐 승인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WTF의 계획안에 따르면 올림픽 출전권 부여 방식의 변경 등은 새로 창설하는 ‘월드 그랑프리 대회’에서 출발한다.

WTF는 지난해 12월 총회에서 그랑프리대회 창설을 승인했다. 그랑프리 대회를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의 중간 성격을 띤 국제대회로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만 참가하는 최고의 대회로 만들겠다는 것이 WTF의 구상이다.

지속적인 경쟁 시스템을 갖추고 대회의 질을 높여 그동안 태권도의 취약점으로 지적돼온 미디어 노출 및 마케팅 부문을 개선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의 의미도 담겨 있다.

WTF는 최고 기량을 가진 선수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려다 보니 결국 ‘올림픽 출전권’이라는 혜택까지 검토하게 됐다.

그랑프리 대회는 일단 올해 12월 영국 런던에서 처음 열린다. 이후 굵직굵직한 국제대회가 많은 상반기를 피해 매년 하반기에 3∼4차례 시리즈 방식으로 대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현재는 WTF의 세계랭킹에서 올림픽 체급별 36위 이내의 선수들에게만 그랑프리대회 출전 자격을 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선수들은 그랑프리대회에서 매번 성적에 따른 랭킹 포인트를 받는다.

WTF는 이렇게 세계랭킹을 관리하면서 일정 수의 상위 선수들에게는 선발전을 거치지 않고 올림픽 무대에 바로 오를 수 있는 자격을 주려고 한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는 2015년 12월 랭킹 기준으로 체급별 상위 6명 정도에게 올림픽 출전권을 줄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올림픽에 참가하려면 세계선발전이나 대륙별 선발전에서 출전국 쿼터를 획득한 뒤 각국 대표 선발전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그랑프리 대회가 시행되면 세계선발전은 없어진다.

WTF는 세계랭킹 상위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은 국가별 쿼터 수에도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남녀 4체급씩 총 8체급을 치르는 올림픽에서는 특정 국가로의 메달 쏠림을 막고자 국가별 최대 4체급(남녀 2체급씩)에만 선수를 내보낼 수 있도록 했다.

새 랭킹 시스템이 국가별 쿼터에 적용받지 않는다면 종주국 한국 태권도에는 호재다. 더 많은 선수가 올림픽 무대에 오를 기회가 생긴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새 제도에 맞춰 국가대표 선발전이나 훈련 방식에 전면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대표 한 명씩만 뽑아 대회에 내보내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체급별로 여러 선수가 그랑프리시리즈 등 국제대회에 꾸준히 출전하면서 포인트를 쌓아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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