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새역사 쓴 손연재, 리우 올림픽 메달 보인다



   
▲ 손연재가 11일(한국시간) 런던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리듬체조 개인 종합 결선에서 4종목 연기를 펼쳐 5위에 올랐다. 손연재는 이날 후프, 볼, 곤봉, 리본(왼쪽부터) 종목에서 특유의 유연함과 우아함을 뽐내며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새역사를 썼다. 이제 당당히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체조요정’ 손연재(18, 세종고)가 한국체조 사상 처음으로 리듬체조 결선에 진출하더니, 결선에서도 111.475점을 받아 5위에 올랐다. 리듬체조 역사상 첫 메달에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런던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쾌거를 올렸다. 하루만에 치러진 후프-볼-곤봉-리본으로 이어진 결선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했다. 곤봉에서 수구를 한 차례 놓치는 실수가 있었지만, 자신이 가진 기량을 100% 발휘했다.

2010년 시니어 무대에 입문한 손연재의 목표는 오로지 런던올림픽 참가와 결선 진출이었다. 각종 월드컵 시리즈에 참가하며 꾸준히 실력을 키웠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종합에서 11위에 오르며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개인종합 예선 6위로 첫 출전에 바로 결선에 올랐고,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자 홀가분해진 듯 결선에선 더욱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했다.

손연재는 아시아선수들 중 유일하게 결선 무대를 밟았다. 그만큼 리듬체조가 아시아권 선수들에겐 쉽지 않은 종목임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유연성에서 서양선수들을 따라가기가 힘들다. 하지만, 손연재는 피나는 체중 조절과 신체 밸런스 유지를 통해 리듬체조선수가 갖춰야 할 최적의 조건을 갖췄고, 고된 훈련을 통해 유연성과 순발력을 길러 쾌거를 이룩했다.

결선서도 꽤 접전을 펼쳤다. 후프와 볼을 마친 뒤엔 3위로 도약하기도 했다. 곤봉에서 수구를 한 차례 놓쳐 5위로 내려갔지만, 네 종목을 모두 마친 뒤 손연재의 111.475점은 3위 리우부 차캬샤나(벨로루시)의 111.700점보다 0.225점 낮았고, 4위 엘레나 가라예바(아제르바이잔)의 111.575점보다 불과 0.1점이 낮았을뿐이다. 런던올림픽을 통해 손연재가 당당히 세계정상급 선수로 도약했다.

손연재는 이제 만으로 18세다. 앞길이 창창하다. 리듬체조 선수로서의 전성기도 이제 시작이다. 런던올림픽 결선 5위는 커리어하이를 위해 달려갈 그녀에게 큰 경험과 자산이 될 것이다. 보통 만 24~5세를 전후로 전성기를 맞이하는 리듬체조 선수의 특성상 손연재는 이제 런던올림픽을 계기로 또 다른 목표 설정에 돌입해야 할 것이다.

런던올림픽을 통해 손연재의 기량은 세계정상급이라는 게 확인됐다. 세부적인 기술만 더 연마하고 부상만 조심한다면 4년 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메달 획득도 더 이상 꿈이 아니라는 게 증명됐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종합에선 이미 동메달을 따냈고, 2년 뒤 인천 아시안게임에선 금빛 연기도 불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다만, 앞으로 그녀가 어떤 성적을 내든 리듬체조 불모지에서 한국체조 역사의 신기원을 이룩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우린 박수를 보내줘야 한다. 런던올림픽을 통해 스타로 거듭난 손연재에게 관심과 사랑은 주되, 부담과 짐을 짊어지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런던올림픽 결선에서 연기를 펼치는 손연재의 표정은, 즐거움, 당당함 그 자체였다. 우린 단지 그녀의 그 예쁜 미소를 오랫동안 보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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