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래 “메달 따서 좋아 울었다” 무명 반란에 세계가 깜짝



   
▲ 5일 남자 50m 권총 경기에서 최영래 선수가 마지막발에 8.1점을 쏜 뒤 허탈해 하고 있다.

세계 사격계를 깜짝 놀라게 한 무명의 대반란이었다. 마지막 한 발 싸움에서 진종오(33·KT)에게 금메달을 내주었지만 은메달이라도 좋았다.

최영래(30·경기도청)는 올 초 올림픽선발전에서 진종오에 이어 2위로 대표팀에 선발됐다. 그러나 그의 대표팀 선발은 사격계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했다. 선발전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권총 3관왕 이대명(24·한체대)을 최영래 대신 내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최영래는 남에게 말 못했던 마음고생을, 그 한을 올림픽 은메달로 깨끗이 씻어냈다.

그는 6월 진천사격장에서 열린 모의경기에서 진종오를 잡으며 대표팀 비밀병기로 기대를 모았다. 본선서도 진종오의 점수를 앞섰고, 결선서도 진종오의 추격에 흔들리지 않고 리드를 지켜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그제야 비로소 그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변경수 사격대표팀 감독은 “조용하고 차분하면서도 오기가 대단하다”면서 “한번 한다고 마음먹으면 흔들리지 않고 밀어붙이는 뚝심이 있다”고 말했다. 1m66, 74㎏으로 사격대표팀 동료들 사이에선 ‘사격의 메시’로 불릴 정도로 축구를 잘한다. 지난 5월 뮌헨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 세계대회 출전인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기어코 일을 냈다.

최영래는 “결선 내내 점수를 보지 않았다”면서 “마지막 발을 잘못 쐈지만 메달을 따서 정말 좋았다. 저절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 사격선수 출신의 여자친구와 결혼할 예정이다. 올림픽 은메달은 예비신부에게 줄 최고의 선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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