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만 태권도’ 김세혁 감독 “몸통 주고 얼굴 친다”

[런던(영국)=올림픽특별취재단]

   
 

‘종주국의 자존심.’ 이 한 마디로 대변되는 태권도는 그동안 올림픽에서 효자 종목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평가도 적잖았다. 초반에 점수를 따내면 대부분 수비 위주로 경기를 운영해 박진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는 경기 방식이 대폭 변경된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보다 공격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유도하기 위해 차등점수제를 도입했다.

베이징 대회에서는 몸통을 때리면 1점, 얼굴은 2점을 줬다. 공격 난이도에 비해 점수 차이가 적어 한번 리드를 빼앗기면 좀처럼 승부를 뒤집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공격적이고 과감할수록 많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몸통 직선공격 1점, 몸통 회전공격 2점, 머리 직선공격 3점, 머리 회전공격 4점 등 공격별로 점수가 세분화됐다. 높은 점수의 공격을 성공시키면 언제든지 뒤집기가 가능하다.

또한 런던 대회는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전자호구 시스템을 도입한다. 과거 국제대회에서 적용했던 방식과는 다르다. 종전 전자호구 제도에서는 정확한 타격만으로도 점수를 얻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정해진 수준 이상의 강도가 있어야만 점수를 딸 수 있다.

김세혁 태권도 대표팀 감독은 24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의 브루넬대학교에서 훈련을 마친 뒤 "예전에는 센서와 센서의 터치로 점수가 나왔다면 지금은 압력 센서가 적용된다. 강도와 정확성이 모두 있어야 한다. 그동안 국제대회를 통해 많은 시간 준비했고 경험했다"고 말했다.

공격적인 경기를 권장하는 추세가 대표팀에게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세계 각국의 성장 속에서도 여전히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대표팀 선수들에게는 난타전 양상의 경기가 결코 나쁘지 않다.

김세혁 감독은 "갑작스럽게 압력에 눌려서 점수가 나올 수도 있다. 체력이 강해야만 한다. 발차기의 빈도수를 높이려면 체력이 버텨줘야 한다. 겨울 동계훈련을 알차게 했다. 공격적인 경기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자신했다.

"우리는 1개를 주고 3개를 받겠다. 오는 정이 있으면 가는 정이 있는 것 아닌가"라며 미소를 지은 김세혁 감독은 "얼굴을 공격해 터치가 되면 3점을 주니까 우리는 몸통 1점을 주더라도 얼굴을 노려 3점을 따내는 방향으로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탄탄한 기본기와 기술이 없으면 불가능한 방향 설정이다. 그만큼 선수들은 많은 땀을 흘려왔다. 화끈한 공격으로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태권도 대표팀의 기세가 하늘을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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