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㉚>올림픽 폐인



   
 

영국의 심리학자 로스웰과 코언은 18년 동안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행복을 결정하는 80가지 상황에서 자기를 행복하게 하는 5가지를 선택하라는 실험 결과를 공식화해 행복지수를 산정했다. 개인의 행복지수를 결정짓는 요인으로는 건강, 돈, 인간관계, 인생관, 야망, 자존심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상위권에 들지는 않았지만 스포츠 관람도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요인에 포함됐다.

페이스북이 페이스북에 기록되는 키워드를 업데이트해 분석한 결과에서도 미국인들은 슈퍼볼 경기시즌 때 행복지수가 가장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와 국민행복지수와의 명백한 상관관계가 입증된 것이다.

스포츠 관람의 경우 응원하는 팀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체감행복은 상당한 차(差)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기가 응원하는 팀의 경기를 볼 때 행복감이 커지고, 특히 응원하는 팀이 이길 때 행복은 절정에 달한다고 한다. 스포츠 관람과 체감행복의 상관관계로 본다면 대한민국 국민은 요즘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올림픽이라는 온갖 스포츠의 종합 경연을 통해 세계 정상의 기량을 골라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대한민국 선수단의 선전(善戰)에 환호하는 쾌감도 짜릿하다.

대한민국이 런던 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국민행복지수가 꽤나 높아져 있을 게 분명하다. 더욱이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정상에 오르지 못했던 미답(未踏)의 종목에서 새 이정표를 세운 것도 국민행복을 배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축구 4강 진출, 양궁 남자 개인전 금메달, 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전 금메달은 모두 ‘사상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한국 스포츠의 신기원이 열리고 있다는 증좌다.

펜싱 종목의 반전(反轉)도 극적이다. 신아람 선수에 대한 오심으로 국민 염장을 질렀던 펜싱은 메달을 6개나 수확하는 효자종목으로 떠올랐다. 이러니 국민들이 ‘올림픽 폐인’이 되지 않고는 못 배기는 모양이다. 아마 폐인 중에 가장 행복한 폐인은 올림픽 폐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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