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철, 유별난 편파 판정 극복한 금보다 값진 ‘동메달’

[런던(영국)=올림픽특별취재단]

   
 

한국 플러레의 베테랑 최병철(31•화성시청)의 동메달은 불리한 판정 속에 얻어낸 쾌거였다.

최병철은 1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엑셀 제1 사우스 아레나에서 벌어진 런던 올림픽 펜싱 남자 플러레 개인전 3,4위전에서 안드레아 발디니에 승리하며 동메달을 따냈다.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김영호가 한국 펜싱 사상 첫 금메달(남자 플러레)을 따낸 이후 12년 만에 남자 펜싱에서 나온 메달이었다.

1회전 초반 선취점을 얻은 최병철은 발디니와 공격을 주고 받으며 대등한 경기를 펼쳐 나갔다. 3-3에서 상대의 공격을 막으며 찌르기에 성공한 최병철은 4-3으로 앞서 나갔다.

4-3에서 발디니가 장비 이상을 호소하며 경기가 중단된 뒤 재개된 경기에서 최병철은 곧바로 3점을 연이어 따내고 7-3을 만들었다. 4점의 리드 속에서 2점을 잃었지만 다시 두 번의 공격을 성공시키며 만회한 최병철은 9-5로 앞선 상황에서 1회전을 마쳤다.

다소 여유 있게 경기를 이끈 최병철은 2회전에서도 발디니의 페이스에 휘말리지 않고 자신의 리듬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한때 12-9로 쫓기기도 했지만 반격의 포인트로 13-9를 만들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듯 했다.

하지만 발디니의 맹추격에 최병철은 14-14까지 쫓겼다. 마지막 한 점을 놓고 싸우게 된 두 선수는 남은 2회전을 그대로 넘겼다. 경기는 한 점만을 남겨둔 채로 3회전으로 들어가게 됐다.

엎치락 뒤치락 하는 승부 끝에 결국 마지막 포인트를 따낸 것은 최병철이었다. 발디니를 향한 최병철의 마지막 공격이 명중했고, 빨간 불이 들어왔다. 김영호 이후 12년 만에 나온 남자 펜싱 첫 메달이자. 이번 대회 한국 펜싱 첫 메달이었다.

최병철의 동메달은 우여곡절 끝에 얻어냈다. 준결승전에서 석연치 않은 레드카드로 3점을 잃은 최병철은 결국 금메달의 기회가 있는 결선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전날 같은 종목에서 벌어진 신아람 1초 판정의 순간이 떠올랐다.

결국 3,4위 결정전에 나선 최병철은 수 차례 석연치 않은 판정을 맞서 싸워야 했다. 하지만 최병철은 완벽한 기량으로 이런 판정의 불리함을 뒤집었다. 텃세를 실력으로 넘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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