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잇단 올림픽 오심, 한국 스포츠 외교력 키워야 한다

런던올림픽이 ‘오심 올림픽’이라는 오명으로 얼룩지고 있다. 나흘간 4건의 치명적인 오심 논란 중 3건이 한국과 관련돼 ‘한국을 의도적으로 견제하려는 것 아닌가’라는 선수단과 네티즌들의 격앙된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수영의 박태환은 실격 논란 때문에 컨디션 난조를 보여 안타깝게 금메달을 놓쳤고, 유도의 조준호는 3심 전원 일치 판정승으로 이겼으나 심판위원장의 어처구니없는 판정 뒤집기로 승리를 도둑맞았다.

어제 새벽 신아람이 출전한 여자펜싱 에페 개인 준결승의 황당한 판정도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잘못 계측된 마지막 1초 때문에 4년간 노력의 결실을 빼앗긴 신아람은 1시간 동안 경기대에 앉아 눈물을 펑펑 쏟았다.

AFP통신은 ‘올림픽(역사상) 5대 오심 중의 하나’라고 꼬집었다. 국제펜싱연맹은 오심에 대한 사과를 하고 신아람에게 특별상 수여 어쩌고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이런 난센스가 있을 수 없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에 대한 오심 퍼레이드는 스포츠 전통 강국의 견제 심리 때문이다. 수영과 펜싱 강국인 미국과 유럽의 심판들이 신흥 스포츠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한국에 대해 강샘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경제 위기로 가뜩이나 위축돼 있는데 한국이 치고 나오자 견제와 질시가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양궁과 태권도에 대한 국제 스포츠계의 끊임없는 견제는 익히 알려져 있다.

 

여기서 우리는 한국의 스포츠 외교력이 떨어진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아시아 3대 스포츠 강국 중 한국을 제외한 중국과 일본은 국제 무대에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나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오심 대응 매뉴얼이 아무리 치밀해도 결국 국제 스포츠계를 움직일 수 있는 외교·정보력이 없다면 소용이 없다. 선수들의 정당한 피와 땀을 황당한 오심 횡포에 희생시키지 않기 위해선 총체적인 스포츠 국력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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