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판정번복, 도대체 심판이 왜 필요한가

한국과 일본선수 사이에 펼쳐진 올림픽 남자유도 경기에서의 판정번복은 한마디로 올림픽 정신을 위배하는 경악스런 결과로서 향후 올림픽 경기 판정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렸다는 점에서 심히 개탄스럽다.

런던 현지시각으로 29일에 벌어진 남자유도 66㎏급 경기에서 심판들은 우리나라 조준호 선수에게 판정승을 선언해 놓고도 심판위원장의 종용에 따라 판정패로 재 번복한것은 한마디로 있을수 없고 앞으로 있어서도 안될 올림픽 역사상 최악의 장외 판정으로 기억에 남게 됐다.

경기 결과는 그날 배정된 심판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 이같은 당위성은 스포츠에서는 어느 종목에서나 마찬가지로 적용돼온 오래된 선례로서 선수들과 관중은 모두 그 결과에 승복, 존중해 온것이 상식화 된지 오래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연장 접전 끝에 심판들이 내린 결과를 장외에 있던 심판위원장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번복을 지시해 발생했다는 점에서 한마디로 ‘막장 코미디’가 돼 버렸다.

우리나라의 선수단의 경우 수영 남자 400m 자유형 예선경기에서 박태환선수에게 석연치않은 실격을 선언했다가 다시 번복한 사태가 발생한 직후라 판정 노이로제라는 또다른 적과의 싸움마저 해야 하게 됐다. 이에대해 일본의 누리꾼들 마저 “뭐야 이거 심판들이 뭔짓을 한거야”, “심판바보들의 행진이네 도리어 이것은 욕먹는 결과가 될거야”라는 등의 댓글을 올리며 판정번복에 따른 유감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올림픽은 승패를 떠나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는것을 근간으로 전 인류의 우애를 강조하기 위해 마련된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행사다. 유도 종주국의 기대주가 패했다고 소란떠는 일본측 관중들의 극성에 못이겨 장외에 있던 심판위원장이 역성을 들어 판정을 번복케 한것은 지나친 승부욕과 관련된 일방적 편들기로 밖에 볼수없다. 더군다나 최종 판정 자격자인 경기장내 주·부심을 제쳐놓고 배심원들이 개입해 승패를 뒤집어 놓은것은 역대 올림픽에서 보지 못했던 최악의 판정사례로 꼽히기 충분하다.

잘못된 판정은 얼마든지 수정 할수도 있다. 그러나 연장전에서도 승패가 나지않은 비등한 경기의 판정 결과를 뒤집는 것은 올림픽 위원회가 그들이 배정한 심판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올림픽을 스스로 부정한것 밖에 안된다. 이런식으로 올림픽을 치르려면 개막식때 심판 선서는 왜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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