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금사냥 신종훈 “마지막에 웃고 싶다”

광저우아시안 실패 딛고 24년만에 올림픽 金 도전



   
▲ 런던올림픽 개막을 나흘 앞둔 23일 오후(현지시간) 런던 브루넬대학에서 열린 복싱대표팀 훈련에서 4라이트플라이급에 출전하는 신종훈이 취재진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런던(영국)=올림픽 특별취재단]

"2010년 아시안게임에서는 울면서 링에서 내려왔지만 런던올림픽에서는 반드시 웃으면서 내려오겠습니다."

24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의 훈련 캠프인 영국 런던의 브루넬대학교에서 만난 ‘한국 복싱의 희망’ 신종훈(23)은 훈련이 고될 때마다 "파이팅, 파이팅"을 크게 되뇌었다.

자만심을 경계하고 자신을 더욱 거세게 몰아붙이는 일종의 주문 같았다.

이날 미디어데이를 맞아 수많은 미디어가 훈련장을 찾았지만 신종훈은 곁눈질 한번 없이 훈련에만 매진했다.

신종훈에겐 자만심에 빠졌다가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신종훈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메달의 색깔만 다를 뿐 신종훈이 메달을 수확하는 것에 대해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신종훈은 아시안게임에서 4강은 고사하고 8강전에서 탈락해 충격을 안겨줬다.

그 당시의 뼈저린 경험 때문인지 신종훈은 쉽게 자신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지금까지 땀을 흘린 만큼 대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약한 상대가 올라와도 맞수라고 생각하고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표팀은 신종훈이 올해 런던올림픽에서 24년간 끊긴 한국 복싱의 금맥을 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종훈 자신도 이러한 기대를 알고 있다.

 

   
▲ 런던올림픽 개막을 나흘 앞둔 23일 오후(현지시간) 런던 브루넬대학에서 열린 복싱대표팀 훈련에서 4라이트플라이급에 출전하는 신종훈이 힘차게 팔을 뻗고 있다.

신종훈에게 이번 런던올림픽은 결국 이러한 부담감과의 싸움이 될 것이다.

신종훈은 "부담도 되지만 즐기려고 노력한다"면서 "솔직히 금메달을 못 따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많이 된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더욱 열심히 훈련한다"고 했다.

신종훈은 복싱 종목의 시합기간이 다른 종목들에 비해 긴 것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은 계체를 앞두고 보통 5~6㎏ 정도 감량하는데, 저는 살이 안 찌는 체질이라 감량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신종훈은 "상대는 감량하느라 힘이 빠진 상태에서 링에 올라가겠지만 저는 평상시 훈련하듯이 올라가면 된다"고 설명했다.

복싱 최경량급인 라이트플라이급(49㎏ 미만)에 출전하는 신종훈은 27일 계체와 조추첨을 마친 뒤 오는 31일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겪은 시련에도 꺾이지 않고 더 성숙해지고 한층 단단해진 신종훈이 런던올림픽에서 ‘땀의 결실’을 볼 수 있을지 온 국민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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