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런던올림픽에서 시름 잊는 감격의 재현을 기대함

박완규/ 주필



   
 

지구촌의 대축제인 제30회 런던 하계올림픽이 한국시간 28일 오전 개막한다. ‘세대에게 영감을(Inspire a Generation)’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런던 올림픽에는 전 세계 205개국에서 1만6천여 명의 선수가 참가해 환희와 감동의 무대를 연출하게 된다. 특히 이번 대회는 하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출전국 모두가 여자 선수를 파견해 여성 스포츠사에 한 획을 긋게 돼 의미가 더하다.

가장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 아라비아를 비롯해 카타르, 브루나이도 여자 선수를 출전시켰다니 괄목할 만한 변화라고 하겠다. 한국은 22개 종목에 245명의 선수를 내보냈다.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내 종합 순위 10위 안에 든다는 이른바 ’10-10′을 대회 목표로 삼고 있다. 아무쪼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바란다.

런던 올림픽이 우리에게 주는 감회와 의미가 유다르다. 1948년 런던에서 개최됐던 제14회 하계대회 때 처음으로 태극기를 앞세우고 출전했기 때문이다. 일제 치하에서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뛰어야 했던 점을 상기할 때 실로 가슴 벅찬 감격이 아닐 수 없었다. 모두 7개 종목에 51명의 선수를 파견해 동메달 2개에 종합 32위를 달성한 쾌거는 지금 돌아봐도 뭉클하다.

한국 선수단은 64년 전에 처녀 출전한 올림픽이 열렸던 장소로 다시 돌아온 것을 기념해 대회 콘셉트를 ‘From London To London(1948-2012ㆍ런던에서 런던으로)’으로 정했다. 참가 자체에 큰 의미를 뒀던 것에서 스포츠 강국으로서 위상을 한껏 과시함으로써 감격을 새롭게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어린 소년이 믿음직한 청년으로 커서 세계 무대에 우뚝 선 듯해 뿌듯한 자부심을 갖게 된다.

내친 걸음이다. 우리 선수단이 이번 올림픽 무대에서 맘껏 뛰고 달려 국위를 선양해주길 기대한다. 올림픽 성적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런던은 특별한 장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동계와 하계 올림픽을 합쳐 100번째 금메달 획득이라는 낭보가 기다리고 있다는 설렘 때문이다.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레슬링의 양정모 선수가 첫 금메달을 따낸 이후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 모두 91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시 말해 이번 ’10-10′ 목표를 달성할 경우 100번째 금메달 사냥이라는 꿈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 선수단의 첫 경기로 26일 밤 멕시코와 일전을 벌이는 축구대표팀부터 선전해 승승장구의 견인차가 돼주기 바란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거둔 금 13개, 은 10개, 동 8개, 종합순위 7위를 감안할 때 ’10-10′ 목표는 결코 어렵지 않다. 충분히 기대를 가질 만하다는 얘기다.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각국의 문화와 예술도 한 데 모여 교유하는 70억 인류의 명실상부한 잔치 마당이어서다. 이를 위한 한류 축제가 런던 현지에서 다채롭게 열리고 있어 한국 문화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는 ‘한국문화축제 오색찬란(五色燦爛), 한국의 색을 입히다’는 주제를 내걸고 지난 6월 1일부터 런던 장애인 올림픽이 폐막하는 9월 9일까지 100일 동안 다채로운 문화예술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올림픽은 스포츠 강국뿐 아니라 문화 강국이라는 이미지를 심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정교한 기획과 세련된 운영을 통해 런던 올림픽이 신(新)한류를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주지하다시피 올림픽은 분열과 갈등 속에 고통받는 인류는 물론 시름과 소외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을 하나로 연결해 용기와 희망으로 새출발하게 하는 힘을 선사한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손잡고 서로 이해하고 보듬어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구현할 때 그 의미가 배가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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