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달콤한 열매 병역면제, 헛된 욕심 버려야 행운이 따른다

박현서 / 런던올림픽 특별취재팀



   
 

[런던=박현서 특파원]
올림픽 축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아마도 메달 획득시 주어지는 병역면제가 아닐까 싶다.

한국은 2002한일월드컵 4강 진출 멤버들 이후에는 축구를 통한 병역면제가 단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최근 한 언론이 ‘홍명보호’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올림픽 메달획득시 얻게 되는 가장 큰 헤택으로 7명의 선수가 병역혜택을 꼽았다.

한 선수는 "병역혜택이 가장 중요하다. 현실적인 문제다"라고 솔직하게 밝히기도 했다. 2년 가까운 시간을 군대에서 보낸다는 일은 모든 한국 청년들에게 고민이자 숙제일 것이다. 더구나 최근 해외진출이 잦아진 축구 선수들에게 병역 문제 해결은 자신의 축구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지난 20일 세네갈과의 평가전이 열린 스티브니지 더 라멕스 스타디움을 찾기 위해 스티브니지 역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버스 정류장에서 마주친 한 외신기자는 "한국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정말 병역의무가 면제되는가"라고 물었다. 기자가 그렇다고 하자 그는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가 될 것이다"라며 흥미롭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한국 올림픽 축구가 갖는 특징을 이제는 외신기자들까지도 꿰고 있다는 사실에 서글픈 생각도 들었다. 한편으로는 만약 ‘홍명보호’가 사상 첫 메달을 따낼 경우 국내 언론뿐 아니라 외신도 병역면제 혜택에 대한 기사가 봇물을 이루겠다는 상상도 했다.

병역면제라는 달콤한 열매를 생각하면 올림픽은 한국 선수들에게 도전의 무대이자 언젠가는 한번쯤 넘어야 할 산이다. 어쩌면 유럽과 남미 등 대부분의 축구 선진국이 외면하는 올림픽 축구가 우리에게는 큰 관심의 대상이 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홍명보 감독은 올림픽 직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목표는 예선 통과다. 더 나가서는 항상 매경기, 어떤 경기든 후회없는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밝혔다.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2경기에서 더 승리를 거두면 바라던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병역 면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꼭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병역 면제를 위해 메달을 따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헛된 욕심은 분명 좋지 않은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유니폼 왼쪽 가슴에 부착된 태극기가 부끄럽지 않을 수 있도록 선수들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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