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이미 런던서 ‘슈퍼스타’가 된 양궁 임동현

외국매체 큰 관심 표명.."양궁의 피스토리우스" 소리 듣기도



   
 

[런던(영국)=특별취재단]

런던올림픽 양궁 경기가 펼쳐질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의 최고 스타는 단연 임동현(26·청주시청)이다.

한국 양궁이 세계무대를 주름잡는 데다 올림픽 금메달을 두 개나 목에 건 임동현을 보고 누구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임동현은 지난 19일 런던에 들어와 매일 이 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외국 기자들은 임동현의 뒤에서 쭈뼛거리다가 돌아서거나 인터뷰를 성사시켜 달라고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에게 조르고 있다.

그러나 임동현은 짐짓 모른 척하면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다수의 유력 매체 기자들은 경기장 밖에서도 한국 취재진을 찾아 임동현의 근황을 캐묻고 있다.

임동현은 화려한 경력과 여전히 출중한 실력에 약한 시력 때문에 특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일부 외국 매체는 대한양궁협회 자료에 기재된 임동현의 공식 시력이 0.1이라는 점을 들어 그를 시각 장애인에 가까운 선수로 기술하고 있다.

조직위가 최근 발행한 잡지 ‘프리뷰’에서도 임동현이 ‘법적인 시각 장애인(legally blind)’이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유로스포트’는 올림픽 특집기사를 다루면서 임동현을 ‘양궁의 피스토리우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피스토리우스는 두 다리가 절단돼 특별히 제작된 스프링 의족을 신고 뛰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육상스타다.

임동현에 대한 이런 시각이 널리 퍼져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의 경비원조차 "눈이 보이지 않는 챔피언을 취재하러 왔느냐"고 인사를 건넨다.

임동현은 이런 시각이 달갑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그는 "관심은 고맙지만 시력을 강조하는 호기심은 기분이 나쁠 때도 있다"며 "나는 시력이 좋지 않지만 양궁 선수로 활동하는 데 악영향을 미치는 부족함은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임동현의 눈은 근시보다 원시에 가까워 책을 읽을 때나 컴퓨터를 사용할 때 안경을 끼지만 멀리 있는 과녁은 자연스럽게 보고 있다.

과녁이 잘 보이지 않기는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이고 세계 정상급 선수들은 시각보다는 피나는 반복훈련으로 얻은 몸 전체의 감각에 의존해 활을 쏜다.

임동현은 "내가 눈이 안 보이면 이렇게 걸어 다닐 수 있겠느냐"며 "실제 시력은 0.2, 0.3 정도이고 다른 사람과 비교해 다를 것이 없는 양궁 선수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제양궁연맹(FITA)은 이날 올림픽 특집 기획물을 통해 런던 올림픽에서 양궁 사상 최고의 경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최고의 라이벌전으로 임동현과 브래디 엘리슨(미국)이 맞붙을 수 있는 남자 개인전 토너먼트를 꼽았다.

임동현은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떻게든 그 기회를 살리겠다"며 "올림픽 개인전은 삼수(三修)하고 있는데 한 번쯤은 성공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개인전에서는 입상하지 못했다.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개인전과 단체전 챔피언에 등극해 ‘양궁 황제’라는 칭호에 부족한 마지막 조각이 남자 개인전 타이틀이다.

임동현은 "내 이름에 걸맞은 결과를 내겠다"며 소셜네트워킹 프로필에도 자기 이름 ‘KOR IM D.H’가 새겨진 유니폼을 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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