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품새, 바른 이해를 위한 길잡이’

이경명 / 태권도문화연구소장



   
 

품새는 텍스트이고 대자적 행위이다. 음악이 오선지에 그려진 악보의 해석이라면 품새는 품새선에 배열된 동작의 실전적 해석이다. 겨루기와는 다른 차원에서 가상의 상대와 공방행위를 행하는 것이다. 품새 선수의 구분은 겨루기가 몸무게에 따른 체급경기라면 품새는 나이에 따른 개인, 복식(pair), 단체 등으로 분류된다.

경기에서 겨루기 단원이 먼저 ‘태권도’ 이름을 선점했기에 뒤에 품새 단원의 경기에서는 ‘태권도 품새’라는 단서로 불리고 있다. 지금의 품새를 공인품새라 일컬어지고 있는데, 이는 태권도 모국 한국에 있는 기구, 다시 말해 대한태권도협회, 국기원 및 세계태권도연맹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인품새에 대비되는 개념은 ‘창작품새’ 또는 ‘자유품새’ 라 이른다. 세계태권도연맹은 ‘자유품새’라는 개념을 선호하고 있으며, 새 종목으로 인정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1968년 대한태권도협회(협회장 김용채)는 품세제정위원회(‘품세’는 당시의 명칭)을 구성하여 「팔괘」(1~8장)와 「고려」에서 「일려」에 이르는 9개 품새 등 17개 품새를 제정하였고, 1972년 기술심의회의는 다시 품새와 용어제정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학교교과 과정에 삽일 할 새로운 품새 「태극」을 8장까지 제정하여 총 품새 25개의 완성을 보았다.

품새제정위원은 곽근식(청도관), 이영섭(송무관), 이교윤(한무관), 박해만(청도관), 김순배(창무관) 등이었다. 태극 품새 제정 시에는 추가로 배영기(지도관), 한영태(무덕관) 등 참여했다. 이종우(지도관)는 품새 제정 시 감수를 맡아 총괄했다.

오늘날 ‘품새’라는 용어는 처음에 ‘형(型)’이라 부르다가 ‘품세(品勢)’로, 그리고 1987년 2월 26일 국기원 기술심의위원회에서 개정되었다. 이 같은 용어의 진화는 한자어에서 순 한국말로 바꾸는 순화작업의 결과였다.

‘품새’란 어휘는 동작과 품의 구분처럼 동작의 됨됨이를 뜻하는 ‘품’(poom)자와 ‘새’ 즉 모양‘새’를 뜻하는 줄임말 ‘새’자로 ‘품+새’의 합성어이다. 팔괘 품새는 태극 품새 보급 후 폐기되었다.

품새는 품새명(名, 이름)과 품새선, 준비서기, 동작군, 기합 등 다섯 요소로 구성돼 있으며, 유급자용 학습단원인 ‘태극’ 품새 8개와 유단자용 학습단원(‘태극인’ 품새-필자)이 고려, 금강, 태백, 평원, 십진, 지태, 천권, 한수, 일여 등 9개 품새 등 모두 17개 품새를 ‘공인’ 또는 ‘제정’ 품새라 일컫는다.

품새의 수(태극 8과 태극인 9)는 8단계의 급 위계와 9단계의 단 위계와 일치한다. 급은 천(天), 즉 하늘에서 생명이 부여돼 지상으로 내려오는 성향이고 단은 인간이 지(地), 즉 땅에서 참인간됨의 깨달음을 향한 닦음의 세계를 인도하는 수행의 과정이다.

품새의 첫 공식 경기는 세계태권도연맹 주최로 2006년 9월 서울 올림픽공원 제2 체육관에서 ‘제1회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해마다 대회가 열리게 되어 올해(2011)로 6번째 세계대회를 맞는다.

품새는 태권도학습단원에서 아주 중시되는 단원이다. 급과 품, 단의 위계 심사 시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다. 품새 경기는 겨루기에 이어 또 하나의 국제종목으로 부상돼 선수와 관중들에게 격렬한 겨루기 종목과는 다른 심미적 감동을 준다.

음악의 예술성은 음약의 세기와 길이,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높이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리듬에 있다면, 품새의 그것은 동작의 빠르기(느림과 빠름)와 힘의 강도(굳셈과 부드러움) 등에 따른 리듬에 의한 표현성과 숙련도 등에서 결정된다. 리듬이란 운동과 질서 사이의 관련성이다.

우리가 품새 하나하나가 담고 있는 철학사상을 이해하고 품새선에 따른 다양한 동작군의 위력과 리듬을 이해할 수 있다면 품새의 독창적 ․ 예술적 심미성을 체험할 수 있을뿐더러 보는 즐거움에 마음이 쏠리어 빠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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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1. 무도인님이

    이경명 소장님 존경합니다.!
    아직 태권도 기본을 배우는 초보자.프로 지도자들 명심보감 하시길….

  2. 태권프로님이

    이규현 사범님의 국기원 태권도 대회 참여를 보면서…
    고단자들 반성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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