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⑩>희망의 존재



     

드디어…
두번째로 이 책을 덮었다.
처음 읽은 것이 고등학교 시절이었던가?
그런데…
그때와 감흥이 사뭇 다르다.

까라마조프가의 장남 미찌카(드미트리의 애칭)의 억울한 살인 누명과
그를 둘러싼 갈등과 반목, 그리고 극단적 결론.
알료샤의 타락을 바랬던 나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이 책은
인간의 심층 심리 속에 있는 욕망과 영혼 구원의 문제라는
엄청난 주제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진짜 내면을 들여다 보면
‘신이 없으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는 철학으로서,
이반과 알료샤의 스승인 조시마 장로 사이에서,
러시아의 미래를 상징하는 알료샤의 더럽혀지지 않은 영혼을

서로 빼앗으려는 사상적 격투랄까.

"우리의 대화는 어디에서부터 시작하던지 하나의 주제로 갈 수밖에 없다"는 말…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
갈등과 애욕…죽음… 우리네 인생사…
인간의 본성, 그 본질은 또 무엇인가…
명확한 답은 없고,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수많은 말들이 쏟아질 뿐이다.

나는 또 이 곳에서 같은 답을 얻고 만다.
삶이란… 산다는 것은….
나또한 미찌카처럼 살아갈 지도…
어쩌면 이미 닮은 꼴인 지도 모르지.
그러나…
물욕과 음탕의 상징인 표드로비치가 우리와 얼마나 다르다고 할 수 있는걸까?

지금까지 우리는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를 통해
선과 악 사이에서 불균형하게 흔들리고 있는 바로 우리 자신들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과연 이 지상에 희망은 존재하지 않는단 말인가?" 라는 물음을 남겼다.

이제
새로운 나의 과제가 생겼다.
학창시절 길고긴 사람들 이름에 지쳐 놓아버린 책
살다보니 그것이 나무에 지쳐 숲을 보지 못한 것임을 깨닫게 되는걸 보면….
나이가 드는 것도 꽤 쓸만한 일인 듯 하다.

다시
‘까르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은 뒤
내 정체성을 되찾고자…
내가 잘 할 수 있는,
남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그래서
순수로 순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있다.
드러나지 않을 만큼…
은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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