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하고 싶은 농촌에서 추억 만들기
윤종일 / 농협중앙회 전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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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일 농협중앙회 전무이사 |
베리 소넨필드 감독의 2006년 작 ‘런어웨이 버케이션’은 연기파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한 영화로, 가족과 소원해진 중년가장이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여러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 물이다.
주인공인 아빠 밥은 회사에서 어려운 일을 당하자 직장을 잃지 않기 위해 당초 가족과 약속했던 하와이 여행 대신 고물 캠핑카를 빌려 콜로라도의 산과 들을 찾아 여행한다. 밥은 미안한 마음에 여행 내내 가족을 위해 희생한다.
‘트레비스’라는 좋은 친구를 만나며 주인공 가족간의 애정이 돈독해지고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 주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가족과 함께하는 ‘휴가’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며 가족 간 오해를 풀고 새로운 친구의 만남 등 추억을 쌓는 과정이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 왔다.
휴가(방학)라는 단어가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은 어른과 아이를 구분할 수 없음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일 것이다. 어린 시절 여름이 오면 정겨운 시골 외갓집이 그리워 밤잠 설쳐가며 방학을 기다리던 기억이 떠오른다.
낮에는 개울가에서 물놀이하고 밤에는 마당에 모여 앉아 모깃불 피워 놓고 밤새 이야기하던 추억이 아련하게 다가온다. 이러한 여름날의 아름다운 휴식이 학생들만의 기다림은 아닌 듯싶다. 하루하루가 고단한 도심의 직장인들도 여름이 오면 휴가라는 말에 마음이 들뜰 수밖에 없을 것이다.
휴가가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무엇일까? ‘런어웨이 버케이션’에서는 자연과 벗 삼은 휴가를 통해 가족 서로 간의 존재를 재확인하고 화해하며 사랑과 추억을 만들었다. 이렇듯 휴가는 일상의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어주며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찾고 신바람 가득한 활력을 충전하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7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고 대낮 기온이 연일 30도를 웃돌고 있는 지금, 여름 휴가철을 맞이해 전국 대부분의 해수욕장들이 개장하고 방문객 맞이에 분주하다. 휴가(休暇·쉬는 틈)라는 개념이 과거 먹고 살기 팍팍했던 시절에는 단지 집에서 잠자며 하루나 이틀 도시 근교에서 휴식을 취하는 ‘휴가(休家·집에서 쉼)’였다.
하지만 지금의 휴가는 주5일 근무제 시행과 사통팔달(四通八達)의 편리한 교통 환경으로 인해 획일화된 일과를 단순하게 즐기는 놀이에서 탈피한 각종 체험과 레포츠 등이 선호된다. 특히 농촌자원과 어메니티(amenity·생활편의시설)를 활용한 농촌체험 등 복합적인 여가(餘暇)를 선용하고 있어 휴가(休稼·일하며 쉼)로 점차 진화돼 가고 있다.
농협에서는 매년 ㈔농촌사랑범국민운동본부와 농림수산식품부 및 문화일보와 함께 우리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 많은 도시민들이 농촌에서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1사1촌 마을과 팜스테이 마을에서 여름휴가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 농촌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다양한 볼거리·체험거리를 두루 갖추고 따뜻한 인심으로 도시민을 맞이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 농촌마을 휴가 중 외갓집처럼 푸근한 정을 느끼며 농사체험과 함께 마을자원 및 시설과 주변 환경 등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팜스테이 마을’은 여느 피서지 못지않은 숙박시설과 놀거리, 먹을거리, 생태·농사체험 등 농촌마을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잘 준비돼 있다.
이번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 계속돼온 혹독한 가뭄으로 큰 시름을 겪은 농업인들이 재기(再起)에 성공해 함박웃음꽃이 만발하길 간절히 기대한다. 그리고 도시민들은 ‘런어웨이 버케이션’의 주인공처럼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친구와 함께 공기 좋고 물 맑고 인심 좋은 농촌마을에서 평생의 추억과 사랑을 간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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