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⑨>베개 속 꿈



   
 

이제 당신은 하루의 시간을 모두 보내고 나서 잠자리에 들 시간이다. 즐거웠던 하루였을지도 모르고, 우울했던 하루였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곁에는 아내가 혹은 남편이, 혹은 귀여운 아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고, 혹은 혼자일는지도 모른다. 또, 당신은 해야만 할 산더미 같은 일들을 앞에 두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볍게 샤워를 하고 보송보송한 면잠옷을 입고 머리를 베개에 묻는 순간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 따뜻한 베개는 우리의 하루를 잊게 해주는 신성한 보금자리의 상징물이다.

오늘 느꼈던 비감한 심정도, 서글픔도, 노여움도, 그리고 희열도 베개 속에서 말끔히 제거되지 않으면 안 된다.

베개 속에는 또다른 따뜻한 꿈이 있다. 그것은 하루를 보내는 동안 가졌던 꿈과는 조금 색다른 꿈이다. 아무리 인생을 바둥거리며 살아도 그것은 결국 하나의 꿈이 아닌가?

독재자도, 회사원도, 생선을 파는 아낙네도 모두가 잠자리에서만은 평등하다. 하나의 꿈을 마치고 또다른 꿈을 꾸기 위해 돌아가는 것이다.

어떤 하루를 보냈든지, 이제 그 하루는 모두 똑같이 지나갔다. 이제는 각기 다른 내일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내일마저도 베개 속에서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내일에는 내일의 걱정이 있다” 잊는다는 것은 생각한다는 것처럼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슬픔도 기쁨도 모두가 스트레스다. 베개 속에서는 다만 평온과 무념무상이 있을 뿐이다.

잠은 진정 신이 우리에게 준 가장 위대한 선물이다. 지하철 속에서 신문지 한 장 깔고 잠을 청하는 이도 잠드는 순간이나 잠 속의 꿈은 그 무엇도 부러운 것이 없을 것이다. 궁전 같은 집의 부드럽고 근사한 클래식 침대 같이, 자는 순간의 꿈과 모두 같게 된다.

이렇듯이 신이 우리에게 부여한 것을 고맙게 여기지 않으면 안 된다. 신은 우리에게 온갖 고난을 부여하면서도 그 고난을 이겨내기 위해 그 대가로 잠을 함께 준 것이다. 당신의 침상은 그 어떤 자리보다도 신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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