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⑧>잠 못 이루는 밤



   
 

“잠 못 이루는 사람에게 밤은 길고, 피곤한 사람에게 인생길은 멀어라. 바른 삶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생사의 밤길은 길고 멀어라”

“법구경”의 한 구절이다. 불면증처럼 고통스러운 것은 없다. 어떤 형식으로든 하루를 보내고 나면 몸은 피곤해지고 쉬고 싶은 생각 밖에는 없다.

그러나 잠을 잘 수가 없다. 시간이 갈수록 눈은 말똥말똥해지고 12시가 넘어 1시가 돼가면 수많은 생각에 사로잡혀 그야말로 잠은 절대로 오지 않을 것 같다. 불면증은 내일을 활력있게 맞을 수 없게 한다. 충분한 휴식이 없기 때문이다.

불면증의 처방에 있어 혹자는 열심히 일을 하라고 하고, 혹자는 딱딱한 책을 읽으면 잠이 절로 오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일은 낮 시간으로 족하다. 밤은 휴식의 시간으로 주어져 있는 것이다.

딱딱한 책을 읽는 것은 필자의 경험으로 별 효험이 없고, 불면의 고통에다 또하나의 고통을 더하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다. 잠 안오는 밤에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담없는 가벼운 책을 읽는 것이다. 읽기에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책이면 더욱 좋다.

너무 흥미진진한 소설은 적당치 않다. 흥미진진한 소설은 다 읽어야 속이 시원해지므로 더 잠이 안 올 수가 있다. 쉽사리 책에서 손을 떼게 하지 않으면서도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것으로는 주로 산에서 글을 쓰는 법정스님의 에세이들이나, 일반인들을 위해 쉽게 쓴 버트란트 러셀의 에세이들을 읽어라.

또는 너무 길어서 한꺼번에 다 읽을 수 없는 박경리의 “토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의사 지바고”, 헤밍 웨이의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서머셋 모옴의 “인간의 굴레” 등을 권할 만하다.

이러한 책들을 곁에 두고 잠이 오지 않을 때 펼쳐 본다면 우선 공부가 아니란 점에서 부담이 적고, 무언가를 하다가 잠을 잔다는 기분으로 시작한다면 마음의 안정도 함께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설사 잠을 못 이루더라도 무언가 가치있는 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수면제를 먹고 억지로 잠을 잔 것보다는 적게 잠을 자더라도 훨씬 나은 아침을 맞을 수 있다.

“아직도 잠이 안 옵니까? 그럼 이 목식서생과 함께 소주래도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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