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체육은 모든 교육의 기본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올 2학기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정규 체육 수업과 별개로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을 하도록 했다. 스포츠클럽은 중학교 1·2학년은 매주 1시간씩 연간 34시간, 3학년은 2시간씩 연간 68시간 운영된다. 학생들은 축구·농구·태권도·테니스 등 각종 스포츠 중 한 종목 이상을 선택해 참여해야 한다.

초·중학생의 키는 10년 전보다 1.7~2.1㎝, 몸무게는 3.8~4.1㎏ 늘었지만 1000~1600m 오래달리기 기록은 20~36초 느려졌다. 다른 체력 측정치도 다 뒷걸음질했다. 그럼에도 전체 학생의 60%는 정규 시간 외에는 체육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 스포츠클럽 같은 강제 수단이라도 써야만 될 상황인 건 틀림없다.

중학교는 아이들이 인격과 자기 정체성을 형성하기 시작하는 시기다. 과학자들은 뇌 구조의 틀이 만들어지는 청소년기에 몸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체험을 하면 성인이 돼서도 그 품성이 유지된다고 보고 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여럿이 함께하는 ‘팀 스포츠’를 통해 인내심을 기르고 협동심과 절제력, 규칙에 승복할 줄 아는 자세, 약자에 대한 배려심을 배울 필요가 있다.

운동이 학교 폭력, 자살, 게임 중독 같은 일탈행동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루 첫 시간을 운동으로 시작하면 심폐 기능이 향상되고 뇌가 활발해져 학업 성적이 오른다는 연구도 있다. 무엇보다 운동은 한 조직이나 사회, 국가를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기르는 데 훌륭한 바탕이 된다.

영국의 명문 사립학교 중에는 전체 수업의 4분의 1을 체육으로 채우는 곳이 적지 않다. 스웨덴에선 학교 휴식시간에는 무조건 운동장에서 뛰어놀도록 교실 문을 잠가버린다. 독일에는 학교 스포츠클럽 대항전에 참가하는 학생 수가 83만명이나 된다. 미국 대학들은 신입생을 선발할 때 중·고교에서 어떤 스포츠 활동을 했는지 살펴보고, 스포츠클럽 주장 출신에게는 가산점을 부여한다.

오랫동안 우리나라 체육은 국어·영어·수학 같은 핵심 과목에 치여 ‘기타 과목’으로 밀려나 있었다. 체육을 모든 교육의 기본으로 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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